빠르게 빠르게만 살아온 현대인들의 삶 속에 작은 쉼표가 되어 주는 수도권 최초 슬로시티 남양주시.
남양주시 조안면에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서로 만나 유유히 흐르는 자연의 수려함과 다산 정약용의 얼을 그대로 지닌 전통의 가치를 함께 만날 수 있다.
날아가던 새 조차도 편안히 깃든다 하여 이름 붙여진 조안면은 구불구불 이어진 마을 안길이 슬로시티길과 다산길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오랜 추억을 간직한 폐철로는 자전거길로 변신했다.
마을사람들도 합심해 전통과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전통의 먹거리와 유기농으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맞이하고 있다.
▲멋드러진 길…길…길…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남양주시 조안면이다. 조안면은 북한강과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분기점이 있으며 자동차매연으로 가득찬 공기를 벗어나 시원한 강바람과 북한강을 건너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구)팔당역, 팔당댐, 능내역, 연꽃마을, 다산유적지, 족지섬전망대, 운길산, 남양주종합촬영소, 유기농테마파크, 피아노폭포, 북한강야외공연장 등이 자전거를 탄 이들을 유혹한다. 특히, 봉안터널을 지나는 동안 느껴지는 색다른 재미는 많은 사람들이 백미로 꼽는다.
남양주시에는 총 13개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 그 중 5개가 조안면에 집중될 만큼 이곳은 빼어난 풍광으로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운길산과 예봉산, 한강이 어우러지고 다산 유적지와 연꽃마을, 팔당댐과 폐철도들이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코스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아련한 향수에 젖는다.
다산길 1코스인 한강나루길은 총 16.7㎞로 중앙선 옛 철로가 있는 코스로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팔당호의 풍광과 폐철로의 정취를 즐기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평탄한 코스여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 팔당역에서 출발해 팔당댐과 한강을 내려다 보며 걷다보면 옛 추억을 새록새록 되새겨 주는 능내역에 이르게 된다. 팔당역에 위치한 남양주역사박물관을 둘러본 후 출발하는 것도 좋다.
다산길 2코스는 총 3.4㎞의 다산길로 남양주시의 가장 대표적인 걷기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남양주시 트레킹 코스의 이름도 이 코스의 이름을 유래했다. 능내리삼거리에서 마재마을 연꽃호수를 거쳐 다산유적지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강변과 호숫길, 숲길, 시골마을길 등으로 이어져 아기자기할 뿐만 아니라 팔당호와 연꽃체험마을, 황포돛배, 다산유적지와 실학박물관을 이용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특히, 연꽃이 피는 7~8월에는 코스의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지난 12월에 준공된 슬로시티길은 약 6㎞에 이르는 문화탐방로로 조안면 진중리, 송촌리 생태체험마을과 수종사 일원에 조성돼 있다. 슬로시티문화관에서 시작하는 이 코스는 운길산역과 논을 가로지는 데크, 지역 역사 스토리들을 만나며 걷게 된다. 마진산성 전망대, 농촌체험길, 변장군묘, 수종사, 한음이덕현별서터로 연결되며 뛰어난 풍광과 함께 슬로시티 조안면의 속살을 느낄 수 있는 코스로 지역주민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함께 만나게 된다.
이 길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친환경생활공간 녹색길 조성사업에 공모돼 전국 40여개 대상지 중 선정된 곳이다. 이곳에 자리한 슬로시티문화관은 지난 13일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곳으로 슬로시티 운동을 보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슬로시티가 지향하는 이념과 철학을 널리 알리고자 건립된 이곳은 슬로라이프는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슬로시티 조안면은 어떤 곳인지 알려준다.
이렇듯 슬로시티길은 기존 마을길과 산길을 친환경적으로 연결하고 한강자전거길, 유기농장터, 슬로시티문화관을 연결해 슬로시티와 유기농을 만날 수 있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안면에는 슬로시티에 어울리는 명품들이 있다. 우선 연 가공품이 있다. 연은 수련과에 속하는 다년생 수생식물로 연근과 연잎, 연꽃과 연자로 구성되며 최근에 건강식품의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연꽃마을로 유명한 능내리 마을주민들은 연 가공 생산품 생산을 위한 가공시설을 설치해 연잎차, 연꽃차, 연잎 분말가루 등을 생산하고 연꽃 화분도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오디의 메카로서도 유명하다. 오디는 노화를 방지하고 당뇨 등에 효능이 좋다고 동의보감에 전해진다. 수입 누에고치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뽕나무가 뽕 칼국수, 오디음료, 오디쨈, 오디술 등 다양한 제품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슈퍼오디 보급으로 새로운 건강 보조식으로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조안면은 전국 최고의 청정지역답게 유기농 장류의 생산이 활발하다.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엄격한 관리를 받아온 탓에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깨끗한 청정수에 장을 담그는 농민들의 열정이 더해져 명품 유기농 된장, 고추장이 탄생했다. 명품 유기농 표고버섯된장, 매실찹쌀고추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밖에도 친환경 유기농 채소를 활용한 깻순 장아찌, 뽕잎 짱아찌, 절임배추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조안지역은 유기농업의 산실로서 슬로푸드 문화원이 자리잡고 있으며 경기도 유기농업 생산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건강한 유기농채소를 활용한 유기농쌈채는 꼭 만나 볼 먹을거리다.
남양주=유창재기자 cjyoo@kyeonggi.com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행복지수로 환산된 삶의 질 수준은 OECD 34개국 중 32위입니다.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불명예도 안고 있습니다. 이제는 시정 운영의 패러다임도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의 증가를 가져오는 행복발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남양주시민으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시정의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런 면에서 수도권 최초의 슬로시티인 남양주시 조안면은 2천만명이 거주하는 서울, 경기와 인접해 있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물을 수 있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지점이자 슬로시티와 슬로푸드 운동의 전진기지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정에도 이러한 점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난 2월 시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슬로시티 교육을 진행했으며 슬로시티 인증 후 조안면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면 이제부터는 시 전체로 슬로시티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장은 “남양주시는 인구 100만명이 거주하는 친환경 생태도시로 발전을 지향하고 있다”며 “기존 대도시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최소화하고 미래 가치를 구현하는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남양주시는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인접하고 있지만 오히려 서울과는 차별화된, 더 특별한 도시로 성장을 강조하고 있으며 획일화된 고층빌딩과 자동차들로 채워진 도시가 아닌 산과 강, 사람과 공동체들이 어우러진 남양주만의 스타일로 무장된 슬로시티 시책을 더 발굴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양주=유창재기자 cjy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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