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폭주하는 재형저축 믿을 수 있을까?

‘재형저축’ 본격 판매 첫날
 재형저축 문의 ‘밀물’… 은행마다 ‘유치전’ 치열

4%대 금리ㆍ비과세 ‘기대감’ 증빙서류 문제 실가입률은↓

혜택만 믿고 가입하기보단 자신에 꼭 맞는지 따져봐야

“재형저축이 좋다고 해서 상담하려고 왔는데 4%중반 대 높은 금리에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마음에 듭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재형저축이 6일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첫날 증빙서류 미비 문제로 가입자는 적었지만 대신 전화 문의가 줄을 잇는 등 고객들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오전 11시 NH농협은행 경기영업점. 상담 창구 곳곳에 재형저축 판매를 알리는 푯말과 상품 설명서가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창구 6곳 중 2∼3곳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입 시 필요한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하는 국세청 홈택스 서버에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미처 증빙서류를 마련하지 못한 고객들의 발길이 줄은 탓이다.

해당 영업점의 경우 가입자가 10여명 내외로 저조했지만 지점 콜센터에는 상품 금리와 가입 방법을 묻는 전화만 100여건에 달하는 등 고객 문의가 빗발쳤다.

창구 직원은 “일반 적금 상품보다 1%가량 높은 연4.5%의 높은 금리를 확정하면서 목돈 마련을 위한 고객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홈택스 서버가 안정화되는 시점이 되면 실가입자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원에 위치한 신한은행 정자점과 IBK기업은행 동수원지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재형저축 관련 방문객과 가입자는 5∼10명 내외로 일반 예ㆍ적금 가입자수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전화 상담은 50∼70건이 접수돼 온종일 전화통에 불이 났다.

이처럼 재형저축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은행들의 유치경쟁에 유의사항이 적힌 홍보물을 찾기는 어려워 ‘불완전판매’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신한, 우리, 국민 등 시중은행 5곳을 다녀본 결과 재형저축 홍보물에 비과세 기준이나 변동금리 적용 등 유의사항이 명확히 적힌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재형저축 금리가 출시 전날 확정되면서 제대로 된 홍보물을 갖추지 못했다”며 “고객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이른 시일 내에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재형저축은 가입기간을 7년 이상 유지해야 이자소득세 14%가 면제되며, 중도해약 시에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한, 7년 내내 4% 중반대의 고금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최초 3년 후부터는 변동금리가 적용돼 자금시장 상황에 따라 이율이 조정될 수 있다. 지금 같은 저금리 기조가 향후에도 유지될 경우 기본금리가 낮아져 고금리 메리트가 축소될 개연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은행 말만 듣기보다 자신의 상황에 맞춰 재형저축의 여러 조건들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와 비과세 혜택만 보고 무턱대고 가입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며 “향후 자금 사용 계획을 고려해 재형저축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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