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새로 시작한 지가 워낙 오래돼서 설레네요. 노래를 잘 배워서 가족에게 멋지게 한 곡 불러주고 싶어요.”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에 사는 안계연(75) 할머니는 5일 부광노인대학 노래교실학과에 등록했다. 평소에 노래를 좋아하지만, 실력을 알 수 없어 남들 앞에 서는 자리가 어렵기만 했다.
안 할머니는 “나이를 먹은 후 건강도 나빠지고 기운도 없었는데 새로 무엇을 시작한다는 게 생각만 해도 뿌듯한 일”이라며 “그동안 주로 집에만 있었는데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부광노인대학 신입생과 재학생 2천여 명의 어르신은 입학식과 개강식을 시작으로 꿈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100여 명의 신입생 어르신은 접수처를 찾아 이것저것 물어보는 등 마치 20대 신입생처럼 밝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치료 레크리에이션학과에 다니는 심숙자(80) 할머니는 많은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씩씩하게 걸어나와 신입생과 재학생들 앞에서 ‘선서’를 외쳤다.
평생교육을 위해 한 발을 내딛는 신입생과 재학생을 축하하고자 송영길 인천시장, 이성만 시의회 의장, 이재승 부평구의회 의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어르신들이 대학생이 된 기분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한용운의 시 ‘사랑하는 까닭’을 어르신들 앞에서 직접 낭송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을 시작으로 2천여 명의 신입생과 재학생은 한 학기 동안 매주 화요일 풍물, 한글, 컴퓨터, 원예, 무용 등 4개 학부 31개 학과에서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교육 외에도 무료 급식, 무료 이·미용 등 자원봉사활동과 더불어 아이러브카네이션 어버이축제, 동아시아 실버문화축제 등에서도 활동하게 된다.
장성훈 학장은 “어르신들의 인생 이모작을 환영한다”며 “제2의 인생을 부광노인대학과 함께 키워나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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