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총학, 송도 부지이전 돌연 찬성

공약 뒤집기에 학생·교수·동문들 거센 반발

인하대학교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의견수렴도 없이 송도캠퍼스 부지 이전에 찬성하고 나서 학생, 교수, 동문 등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원근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2일 인하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총학생회 11공구 입장 선회’라는 제목으로 24분 분량의 입장 발표 동영상과 설명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이 회장은 “지난 2월부터 총학생회가 나서 학교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를 만나 송도 이전과 관련된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며 “인하대의 미래 100년을 바라본다면 11공구가 5·7공구보다 학생에게 좋은 환경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하대 총학은 지난달 29일까지 중운위와 협의를 거쳐 최종 의견을 도출할 예정이었으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학생 총투표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5·7공구 부지 고수’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이 회장이 이를 뒤집으면서 해당 게시글에만 4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학생과 졸업생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재학생 이종현씨는 “송도 문제는 갑자기 불거진 사안도 아닌데 가장 큰 피해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학교의 입장을 따라갔다”며 “송도 이전 해결을 위해 그동안 무슨 노력을 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훈 송도캠퍼스 비대위원장은 “총학생회장이 직접 지난달 26일 농성장을 찾아와 지원물품을 전달하고 5·7공구 고수 입장을 밝혔다”며 “불과 며칠 사이에 입장을 바꾼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인하대 학생, 교수, 동창회, 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인하대 송도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부터 11공구 반대를 주장하며 인천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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