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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호 칼럼] ‘문화융성’이 국격 높인다
오피니언 임병호 칼럼

[임병호 칼럼] ‘문화융성’이 국격 높인다

임병호 논설위원 社史편찬실장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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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썼다는 취임사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의 ‘3대 키워드’는 경제민주화로 창조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경제부흥’, 노후를 불안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는 ‘국민행복’, 문화 가치 정립으로 사회 갈등을 치유하겠다는 ‘문화융성’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진전, 깨끗하고 유능한 정부 실현 등도 언급했다. “국민과 함께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피력하는 등 5년 임기 동안 역점을 둘 분야를 역설했다. 교수ㆍ학자 등 석학들과 국가 원로ㆍ지도층 인사의 도움 없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몇몇 측근들이 쓴 초안이 올라가긴 했지만 박 대통령은 거의 이를 제쳐두고 키워드부터 새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작성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는 것은 아니지만 화려한 수사(修辭)와 현란한 구호가 보이지 않고 국정목표와 지향을 명료하게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기야 한국문인협회ㆍ 국제펜한국본부 회원인 박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사를 남에게 맡겼다면 모양새가 좋지는 않았겠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단연 국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57번을 사용했고, 전임 이명박 대통령도 30번을 사용했다. 박 대통령 취임사에는 행복이란 단어가 20번, 문화가 19번 등장했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취임연설에 자주 나오는 단어는 국정운영 기조가 실린다. 그 중에서 ‘문화’를 눈여겨 보면 문화 강국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가 실렸다. ‘문화대통령’ ‘문화강국’을 자처한 지도자는 많았지만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이번처럼 문화가 강조된 적은 없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문화에 대해 단 한 마디의 언급도 없었다.

박 대통령은 “21세기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콘텐츠가 되는 시대”라며 “새 정부에서는 우리 정신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 곳곳에 문화의 가치가 스며들게 하여 국민 모두가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의 가치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지역과 세대와 계층간의 문화 격차를 해소해 생활 속의 문화, 문화가 있는 복지, 문화로 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사회 갈등 해결책으로 문화를 정책적으로 할용하겠다는 뜻이다. 문화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창조 한국도 없다는 박 대통령의 인식은 지극히 당연하다.

맹자는 “사람은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고 했다. 맹자가 말한 ‘예절’이란 말속에 ‘문화’라는 개념이 함축돼 있음을 생각해야 된다. 예로부터 문화가 융성해야 국운도 흥했고 국민도 행복했다.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말대로 감동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문화, 이념과 관습을 뛰어넘는 문화,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수준 높은 문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 향유권 확대를 통해 지역과 세대와 계층 간의 문화격차를 없애려면 ‘문화재정 2%’를 반드시 실천해 다양한 창작활동을 적극적ㆍ효율적으로 지원해야 된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국민의 문화권 보장과 국가의 문화진흥을 위해 약속한 대로 ‘문화기본법’ 제정도 서둘러야 한다.

대선 공약은 표를 얻으려는 정치성이 들어 있어 100% 믿기 어렵지만, 취임사는 국민과 세계 축하사절 앞에서의 신성한 약속이다. 박 대통령은 약속과 원칙을 중시하는 만큼 취임사에 담긴 내용들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노력이 결실을 거두려면 국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박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이 선순환의 구조를 이루기 위해선 정부와 국민이 서로를 믿는 동반자의 길을 걸어가야만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일 터이다.

“정치에서 정(政)의 의미는 곧 정(正)이다. 지도자가 자신을 바르게(正己)할 수 있어야 능히 남을 바르게(正人)할 수 있다”고 한 공자의 말이 떠오른다. 정기(正己)는 수신(修身)을, 정인(正人)은 치국(治國)을 의미한다. ‘아버지 박정희의 생애’에서 수신과 치국을 뼈저리게 경험한 박근혜 대통령이다. 취임사대로 문화가 국력인 희망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소망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社史편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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