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트 메나주 著 '노년예찬'

“노인은 행복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나이 든 사람은 절대로 불행하면 안됩니다. 젊은 사람에게 부담을 주니까요.”

책 ‘분노하라’로 전 세계에 분노 신드롬을 일으켰던 스테판 에셀의 말이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노인 집단에 합류했다는 것을 깨달은 프랑스의 70대 여성 저널리스트 콜레트 메나주는 먼저 노년의 길을 걸어간 선배들을 찾아간다. 그렇게 만난 스테판 에셀. 올해로 아흔 여섯이 된 이 늙은 프랑스 지식인은 ‘평균 100세 시대’의 산증인으로서 조언한다.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일만을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프랑스 최초로 가족계획센터를 설립했던 아흔 여섯의 여의사 르네 부테 드 몽벨로부터는 ‘이 시대의 노인이 매우 이기적으로 살고 있으며 노년층 스스로 열정으로 일정 분야와 활동에 헌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이 시대의 90대의 눈으로 본 고령화를 인터뷰하고 이를 책 ‘노년예찬’으로 펴냈다. 예찬이라 이름 붙였지만, 70대 노인이 된 저자는 고령화 시대의 현실적 고통을 들춰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가족과 사회는 왜 노인을 버리려하는지, 세대 간 전쟁은 필연인지, 누가 누구를 위해 생존 비용을 댈 지, 해결책은 노인 격리와 수명 통제 뿐인지 등 낯부끄러울 정도의 솔직한 질문을 우리나라보다 일찍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프랑스의 늙은 지식인 18명에게 물었다. 그 답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냉철하게 기록, 개인의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모색한다.

특히 무겁고 진지한 주제의 이야기임에도 저자와 인터뷰 대상자의 주고 받은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듯 대화체로 서술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노인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끄집어냈지만, 결론은 간단명료하다.

노년을 책임져야 할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거나 무능한 정부 정책의 결과물로 치부하지 말고 나 자신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젊은이들이여, 지금 이 시대의 노인을 향한 의미없는 원망은 내려놓고 곧 노인집단에 합류할 나를 준비하자. 노인들이여, 죽음을 향해 명랑하게 전진하자. 값 1만5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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