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언 著 '맛이란 무엇인가'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발명은 무엇일까. 도구, 언어, 문명 등 인간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수많은 단어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리처드 랭엄 하버드대학 교수는 다소 생뚱맞은 답을 내놓는다. ‘요리’라 한다.

요리를 통해 음식 재료를 소화가 잘 되는 식품으로 전환시켜 소화기관의 부담을 줄이고 씹는 시간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또 그에 따른 여력이 인간의 엄청난 뇌 발달을 가져왔다는 주장이다. 요리가 남녀의 역할 분담 등 문화 발달에도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요리가 정말 이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을까. 책 <맛이란 무엇인가> (예문당 刊)의 저자 최낙언 역시 이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듯하다.요리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다양한 관련 지식을 나열하는 이 책은 ‘맛’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우리가 만들고 즐기는 모든 음식의 맛은 진짜 맛이 아니라고 부정한다. 세상에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등 다섯 가지 뿐이다.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맛은 그럼 무엇인가. 그것은 기억하고 있는 요리의 ‘향’, 정확하게는 풍미(향미)라는 설명이다.

이어 향기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인간이 향을 맡는 통로를 설명하고, 향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나열한다. 이밖에 살을 빼려면 향이 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와 천연향과 조합향의 각 장점과 한계 등 촘촘한 지식을 풀어냈다. 현재 우리집 식탁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책이다. 값 1만3천800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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