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기름값 표시판’ 어디로
진입로 5m내 설치규정 무시
다른 행사간판에 묻히기도…
운전자 “못본채 들어가 낭패”
최근 휘발유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가격표지판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는 얌체 주유소가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개정된 ‘석유류 가격표시제’에 따라 운전자가 정확한 가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각 주유소는 진입로 5m 이내에 휘발유와 경유 등의 가격 정보가 담긴 간판을 반드시 ‘고정식’으로 설치해야 한다.
또한 주행 방향에서 전면을 볼 수 있어야 하며, 다른 설치물로 가려져선 안 된다.
이처럼 강화된 가격 표시의무 기준을 시행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부 주유소는 고지 의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주유소는 공간이 충분함에도 출구 부근에 가격표를 설치하거나 아예 행사간판이나 현수막으로 가려놓는 등의 수법을 통해 운전자를 기망하고 있다.
실제 의왕 고천동 A주유소는 가격표시판을 출구 좌측에 설치해 진입시 휘발유 가격을 확인할 수 없었다.
수원 송죽동 B주유소의 사정은 더욱 심했다.
입구 주변으로 가격표시판을 설치할 공간이 충분히 있었지만 그 자리를 ‘무료세차’, ‘사은품 제공’ 등의 입간판이 대신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가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무료세차’ 현수막만 보고 들어온 운전자는 인근 주유소 평균 휘발유가보다 250원가량 더 비싼 2천349원(경유 2천138원)에 주유하기도 했다.
이외 수원 권선동 C주유소는 입구에 가격표시판이 놓여 있었지만 바퀴가 달린 채 이동식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인계동 D주유소는 차량 진행 방향에서 식별이 힘들도록 수평으로 설치돼 있었다.
이처럼 주유소 가격 표시 기준을 준수치 않는 곳이 많지만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단속 적발건수는 수원과 안양, 의왕 등 단 1건 이내에 머물거나 그나마 구두 수준의 명령에서 그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재작년 대대적인 단속 이후 대부분은 시정됐지만 일부 주유소가 고의 혹은 실수로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시 단속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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