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올림픽 퇴출에 도내 레슬링계 '멘붕'

“한마디로 멘붕입니다.” “IOC 집행위원회와 총회가 남았는 만큼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지난 12일 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에서 레슬링이 2020년 하계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서 탈락한 소식이 전해진 뒤 경기도 레슬링계도 충격에 빠졌다.

13일 도내 레슬링계는 갑작스런 올림픽 종목 탈락 소식에 각 팀마다 침울한 분위기 속에 탄식을 쏟아내며 앞으로 운명이 어떻게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30년째 레슬링 팀을 육성해오고 있는 용인 문정중의 한영만 교장은 “고대올림픽부터 이어온 레슬링이 어떻게 퇴출까지 갔는지 모르겠다”며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안고 훈련해온 아이들의 충격이 크다. 학부모들도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냐’며 학교로 문의가 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2011년 전국대회 3관왕인 자유형 63㎏급 유망주 박수현(성남 서현고1)은 “갑자기 멍해진 느낌이다. 다른학교 친구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말들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2016년 올림픽에는 갈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해 국가대표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대한레슬링협회 전무이사인 김기정 경기도레슬링협회 부회장은 “그동안 관중들에게 흥미를 주지 못한다는 IOC의 지적이 있었는데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 같다”며 “앞으로 올림픽에서 퇴출되면 팀해체와 운동을 그만두는 선수들의 도미노현상이 일어날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부회장은 “16일 FILA 이사총회가 열리기 때문에 대책을 논의 할것이다. IOC 집행위원회가 오는 5월 러시아에서 한번 더 열리기 때문에 9월 총회에서 최종 결정때까지 아주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전통 메달밭인 레슬링은 1만5천년 전의 프랑스 동굴 벽화에서 그 원형이 발견될 정도로 오랜 과거부터 인류가 원초적인 힘을 겨루기 위해 즐겨 온 스포츠로, 고대 올림픽에서도 5종 경기 중 하나로 치러졌고, 근대 올림픽에서도 1회 대회부터 채택된 유서 깊은 종목이다.

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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