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장사씨름대회가 경기대 씨름 동문회 같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한 씨름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 ‘대학씨름 명가’ 경기대 출신 선수와 재학생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결승에 진출, 무려 전체 4개 체급 가운데 3체급서 우승자를 배출한데 따른 부러움 섞인 넋두리다.
이번 설날장사씨름대회는 첫 날 태백급(80㎏ 이하)를 시작으로 9일 금강급(90㎏ 이하), 10일 한라급(110㎏ 이하), 11일 백두급(150㎏ 이하) 등 4개 체급에 걸쳐 장사를 가렸다.
경기대 씨름부는 첫 날 태백장사 결정전에서 지난해 우승자인 재학생 문준석(22)이 대학 선수로는 유일하게 8강에 진출, 실업 선배들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으나 오흥민(부산갈매기씨름단)에게 0대3으로 완패, 아쉽게 준우승(1품)에 머물렀다. 그러나 2일째 금강급 장사결정전서는 올해 졸업해 실업에 입단한 최정만(23ㆍ현대삼호중공업)이 이승호(수원시청)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첫 장사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어 10일 한라급 결승에서는 경기대 출신 ‘맏형’ 이주용(수원시청)이 김보경(서울 동작구청)을 역시 3대0으로 완파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으며, 11일 백두급 결승전에서는 ‘지존’ 윤정수(28ㆍ현대삼호중공업)가 생애 첫 장사타이틀을 노리던 박한샘(수원시청)에 3대1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해 12월 천하장사씨름대축제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꽃가마를 탔다.
이들 외에도 경기대 출신으로 금강급 임태혁(24ㆍ현대삼호중공업)과 문형석(24ㆍ영월군청)이 각각 2품(3위)과 4품(5위)에 오르는 등 최근 국내 민속씨름계는 경기대 동문들의 활약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981년 창단 멤버인 김준태 경기대 감독은 “제자들이 민속씨름에서 맹활약을 보여줘 고맙고 대견하다”라며 “앞으로도 좋은 선수를 육성해 학교와 씨름부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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