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보조금 전쟁 가열… 영업정지가 오히려 약? 과당 경쟁에 ‘철퇴’ 맞고도 영업정지 중인 타사 가입자 ‘쟁탈전’
SKT, 7일간 12만명 빼앗기고 앞서 LG서 7만여명 빼앗고…
이통3사, 순차적 ‘정지 명령’에 “오히려 지금이 유치 호기인셈”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영업정지 ‘철퇴’를 맞은 이동통신사들이 당국의 단속을 비웃듯 ‘보조금 전쟁’을 가속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이동통신 3사에 단말기 보조금 과다 지급으로 사별 순차적 영업정지 명령과 함께 모두 118억9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24일간 영업정지를 받았고, SK텔레콤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21일까지, KT는 오는 22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통신 3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수십만원대의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개통시 아예 ‘상품권 지급’ 이벤트까지 실시하는 등 오히려 가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11일 본보 확인 결과 현재 출고가가 99만4천원인 ‘갤럭시S3’는 온라인 대리점을 통해 30만∼40만원대에 예약 혹은 공동구매 등으로 50만∼60만원대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게다가 개통 시 케이스, 보조배터리 등 각종 액세서리와 더불어 5만∼10만원 상당의 백화점상품권이나 외식상품권, 모바일상품권 증정 이벤트를 실시하는 곳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또 최근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옵티머스G(출고가 99만9천원)’와 ‘베가넘버6(출고가 84만9천원)’ 등의 휴대폰도 온라인에서 각각 할부원금 30만∼60만원, 40만∼5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정한 보조금 법적 상한선 27만원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영업정지가 내려졌음에도 보조금 경쟁이 줄지 않는 데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서 타사 가입자를 자사로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앞서 영업정지를 당한 LG유플러스의 지난달 번호이동건수(자사 이동포함)는 17만9천437건으로 이 중 SK텔레콤에 7만6천721명, KT에 4만3천290명의 가입자를 빼앗겼다.
또 현재 영업정지 중인 SK텔레콤은 최근 일주일간 무려 12만 명의 가입자를 타사에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영업정지가 순차적으로 내려지면서 사별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기존 가입자 쟁탈전에 몰입하고 있다”며 “과열로 치닫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상 번호이동을 통한 가입자 유치의 호기로 보는 인식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중 규정 이상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 실사를 진행 중이며 적발 시 과징금과 영업정지 기간 연장도 고려하고 있다”며 “과다한 보조금은 결국 통신요금 상승 등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 되는바 엄중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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