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지금의 경제상황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 임창열 본보 대표이사 회장, 채널A 생방송 시사토크 출연
박근혜 정부의 도전과 과제
임창열 전 경제부총리(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가 현 경제 상황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하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임 회장은 7일 채널A의 생방송 시사토크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해 “지금 박근혜 정부는 대단히 경제가 어려울 때 출범하는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환율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외환위기 직전과 비교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외환위기 2~3년 전인 1994~1995년부터 엔화를 30% 평가 절하했는데 현재도 엔화가 30% 정도 절하돼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도 달러를 약세로 만들어 수출경쟁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며 “환율전쟁은 곧 수출전쟁이자 일자리 전쟁”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대응을 잘못하면 정말 위기가 온다”며 “박 당선인이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그 해법으로 중소기업을 키우고 규제를 완화해 일자리를 늘릴 것을 제안했다.
美ㆍ日, 달러ㆍ엔화 약세 만들어
수출ㆍ일자리 국제전쟁 본격화
대응 늦으면 제2의 환란 예고
중기ㆍ서비스업 육성이 돌파구
그는 “지금처럼 경제성장률이 낮을 때는 아무리 일자리를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다”며 “추락한 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한데 이는 선거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을 키워주고 특히 제조업보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의료·교육·관광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인사’를 꼽았다. 그는 “대통령은 좋은 인재를 찾아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를 수습할 때 나에게 부총리직을 맡기면서 경제수석을 천거하고 후임 장관을 추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팀워크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힘을 실어줬다는 설명이다.
임 회장은 “그런 측면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치열한 경선을 벌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처럼 박 당선인이 포용력 있는 인사를 했으면 좋겠다”며 “또 임기를 끝까지 같이하는 장관이 있다면 자신의 소신을 국정에 잘 녹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어떤 사람이 경제부총리가 돼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병역이나 납세 등 국민의 기본의무를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면 능력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100점짜리를 찾으려면 어렵다”며 “외환위기 때 위기를 대통령과 국민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대처가 늦었는데 그런 면에서 인기는 없더라도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통상산업부 장관을 지내기도 했던 임 회장은 외교통상부에서 통상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보였다. 그는 “통상 분리가 위헌이라고들 하는데 YS정부 때는 분리돼 있다가 DJ정부 들어서 외교부로 넘긴 것이다. 대통령이 결정하면 법률을 고치면 된다”며 “경제부처에서 통상교섭을 하는 것이 실리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밖에 박 당선인에게 ‘대선공약에 집착하지 말고 실현가능한 것부터 실천해 나갈 것’과 ‘남북긴장관계를 완화하고 북핵에 대한 해법을 찾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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