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하의 냠냠독서]효는 사소함에서 시작된다

최대 명절인 설이 코앞이다. 설날이면 그동안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게 된다. 엄마와 아빠는 어떨 때 보다 분주하겠지만, 아이들과 시간을 내 지도를 한번 그려보자.

그런데 왠 지도냐구? 명절이면 모이는 가족지도다. 지도에 호칭과 이름과 나이를 써 가면서 어떻게 불러야 할 지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자. 그러면 질문도 생기고 이런 가족이 있었구나 하며 생각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명절이 되면 무슨 얘기를 나눌까도 생각해 보자. 명절은 세대가 3대 혹은 4, 5대가 만나는 역사의 장이다. 그런 역사의 장에서 우리 조상님들의 훌륭한 업적을 생각해 보는 것은 나도 앞으로 이런 일을 해야겠구나 하는 미래 설계의 장이 될 수 있다.

조상을 살펴 볼 때에는 먼 조상이나 시조 보다는 가까운 과거의 조상을 살펴보는 것부터 해보자. 조상이라고 해서 꼭 나라를 위한 큰 일을 한 조상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다. 부모님을 잘 보살피고, 자녀를 잘 양육해 건강하게 하는 일이야 말로 기본이면서 가장 하기 힘든 일이다.

가까운 과거 중에서 한국전쟁 당시의 어려웠을 때를 상기시키며 극복할 수 있었던 지혜를 이야기해 줄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이를 통해 현실이 아무리 고달퍼도 그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 또 그런 기회는 전쟁세대가 살아있는 지금이나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어른들에게 들을 이야기 보따리를 풀 수 있다면 성공한 설을 보낸 것이다. 용기를 내 칠판 앞에 서서 발표를 해 보았다는 얘기(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다니엘 포세드글 베로니크 보아리 그림/최윤정 옮김/비룡소), 친구와 절교 했다가 다시 친해진 이야기(이제 너랑 절교야/베아드리스 루에 글. 로지 그림/ 최윤정 옮김/비룡소) 등 이런 책속의 이야기처럼 용기있는 손자 손녀를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기대하고 계실거다.

아주 사소한 일을 겪은 것을 어른들께 이야기 해 드리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문의(031)257-5067

전방하 동화작가·‘독서특훈하나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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