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경기침체에 설 선물세트도 갈라져

‘싸거나, 비싸거나’ 설 선물세트도 양극화

‘고가’ 백화점ㆍ‘저가’ 온라인 쇼핑몰 고객 몰리고

‘중저가’ 앞세운 대형마트들 매출감소 고전중

지속된 경기침체로 설 명절 선물세트 소비에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평소 중저가를 내세우던 마트 선물세트 코너는 명절을 앞둔 풍경이 무색하게 한산한 반면, 저가의 온라인 쇼핑몰과 고가의 백화점에는 선물세트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설 명절을 5일 앞둔 4일 오후 1시께 이마트 안양점.

1층에 마련된 설 선물세트 판매 코너에는 20여명의 판매직원들로만 북적였을 뿐 손님들은 거의 없었다.

“오늘 가격이 20%더 내렸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가져가세요”라는 판매직원들의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렸지만 몇몇 손님들은 가격을 보고 이내 떠나기 일쑤였다.

판매 직원 A씨(47ㆍ여)는 “이번 설처럼 판매가 안되기도 처음”이라며 “식용유도 1~2만원대가 그나마 팔릴 뿐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손님들이 계산을 해보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푸념했다.

이마트의 지난 3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5.2% 감소했고,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보다 3% 감소했다.

 

이들 대형마트의 설 선물 매출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몰 등의 실속형 저가 선물세트를 선호하고 소비여력이 되는 고객들은 백화점에서 고가의 선물세트를 구입하면서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저가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세운 온라인 쇼핑몰은 뚜렷한 판매 증가추세를 보였다.

지마켓의 오일 선물세트의 경우 최근 일주일 간 판매량이 전년 설 동기 대비 79%늘었다.

옥션도 9천900원대의 ‘유니레버 라온 5호-프리미엄’ 선물세트 1만개가 판매 시작 8시간 만에 매진됐다.

특히 백화점의 고가 상품은 평균 구매 단가와 판매율이 증가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가족이나 친지에게 선물하는 ‘1인당’ 평균 구매 단가가 17만7천원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

특히 홍삼·와인 등 20만~30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판매가 증가했으며 27만원짜리 ‘제주 참갈치’ 세트, ‘탐라 진갈치’(22만원) 등의 물품은 전체 물량의 80%가 소진돼 추가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는 “불황의 장기화와 물가 상승으로 저가의 온라인 쇼핑몰로 구매를 하는 등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으며 고가의 경우 백화점 등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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