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화옹, 대기업 토마토 재배사업 진출 논란 ‘미지근한 해명’
동부팜화옹 재배 품종 서로 달라…내수ㆍ수출경쟁 없을 것
토마토농가 “구체적 수출안ㆍ생존권 침해 방지대책 내놔야”
대기업의 토마토 재배사업 진출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업체인 동부팜화옹이 ‘농가와 상생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획없이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식의 두루뭉술한 해명으로,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3일 동부팜화옹과 토마토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동부그룹 계열사인 농업회사법인 동부팜화옹이 화성 화옹에 15㏊ 대규모 유리온실단지를 건립하고 수출용 토마토 생산을 시작해 논란(본보 1월22일자 1면)이 일자 토마토 재배농가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조직하고 동부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동부팜화옹은 ‘화옹지구 농식품수출전문단지는 우리나라 수출농업의 전초기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재배사업이 농업 전반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부팜화옹은 “정부의 농식품 수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와 달리 오히려 농가와 상생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화옹온실에서 재배하는 수출용 토마토는 내수시장에서 주로 유통되는 핑크계가 아니라 레드계이며 국내농가들이 해외에 수출하는 토마토의 90~95%는 방울토마토인데 반해, 화옹온실의 토마토는 외식업체 수요에 맞춘 업무용 토마토(대과)로 수출시장에서도 국내농가와 경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부팜화옹은 “수출규격에 부적합해 수출하지 못하는 등외품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가공용 토마토 시장에 납품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입 대체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며 “고품질 토마토 생산기술 보급, 마케팅 지원, 공동 브랜드 및 공동 수출 등을 통해 농가의 기술 향상과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동부팜화옹 측이 구체적인 수출계획을 밝히고 일반농가들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못 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양시에서 토마토를 재배하는 이모씨(59)는 “수출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내수로 전환하면 농가들은 그대로 직격탄을 맞는 것”이라며 “생존권이 걸린 사안인 만큼 동부팜화옹과 정부에서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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