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좋은 마을만들기]송죽9통 달팽이마을

노후된 주거지 밀집지역에서 서로서로 부대끼며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공원으로 가는 아름다운 길을 목표로 살기좋은 마을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수원시 장안구 만석공원 건너편 송죽9통 달팽이마을 주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달팽이라는 이름처럼 묵묵히 공원과 가까운 골목길을 감성이 살아 있는 작은 문화와 녹지의 공간으로 조성, 주민 삶의 행복지수를 높이고자 오늘도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한걸음씩 행복한 마을을 향해 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들 행복한 달팽이들은 마을에 쓰레기가 방치되면서 문제가 되자 지난 2007년부터 관공서에 의존하던 것에서 탈피,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민 스스로 골목길 정화활동을 벌이고 무단투기 쓰레기를 뒤져가며 범인(?)을 찾아 재발방지를 요청했다.

조금씩 마을의 환경이 좋아지고 있을 무렵 ‘대장 달팽이’ 김은자 통장은 마을에 녹지ㆍ문화공간 조성과 노후주택 주변환경 개선, 마을 내 우편함 만들기 등의 마을만들기 기초계획을 세운 뒤 주민들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섰다.

우선, 마을 내 산재하던 낡은 사도를 포장하면서 구덩이를 파고 장미를 심어 수직 녹지를 조성하고 담장과 주차장 옆 방치된 공간에 꼬마화단을 만들어 길목을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또 아이들이 놀다 버린 공, 작은 운동화, 낡은 항아리, 건설폐기물(보도블럭) 등을 이용해 꽃과 함께 하나의 작품으로 재구성, 마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으며, 삭막한 담장에 벽화를 그려 공원 가는 길을 더 풍요롭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는 플라스틱, 나무 등 제각각이라 미관을 저해하던 우체통을 주민이 직접 디자인해 만든 우편함으로 교체,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엮는 성과를 끌어냈다.

김은자 통장은 “주민들의 노력으로 지난 23일 열린 2012년 마을만들기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인 희망나무상을 수상했다”라면서 “마을만들기가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재미있게 이웃과 함께 마을에서 놀았다고 생각하면 기쁨은 두 배가 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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