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품 다른 가격, 헷갈리는 장바구니

道물가정보시스템, 소비자 혼란 부채질

수급 상황ㆍ품질 등 무시한 채 일률적 표본조사로 가격 표시

같은 품목 최대 10배差 제각각 공시가와 다른 값에 판매도

지역 주민에게 인근 시장에서 판매되는 물건 가격을 공개, 실질적인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 문을 연 경기도물가정보시스템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ㆍ축ㆍ수산물의 경우 수급상황과 제품의 품질, 상인들의 소비자 판매가격 등에 따라 제각각인데 이 같은 가격 결정 요소는 모두 배제한 채 무게, 길이 등 일률적인 기준으로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고 있어 실제 시장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물가정보시스템이 발표한 1월 둘째주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갈치(수입산, 생물 60㎝) 의 경우 안양 중앙시장은 2천원, 부천 강남시장 4천원, 수원 조원시장 1만원, 수원 구매탄 시장 2만원 등 가격이 제각각이며 최저가와 최고가는 무려 10배까지 차이가 났다.

양파(까지 않은 것 1.5㎏)는 구리 전통시장과 안양 박달시장이 1천500원인데 비해 수원 구매탄 시장에서는 3천원을 나타냈고, 가격 폭등으로 정부에서 물량 공급을 추진하고 있는 배추는 수원 권선시장과 안양 박달시장에서는 2천500원, 안양 중앙시장에서는 5천원에 판매된다고 명시돼 있다.

같은 지자체에서도 시장에 따라 2~3배까지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고등어(자반고등어 30㎝)의 경우 부천 강남시장에서의 평균 가격은 1천500원, 원종고강제일시장에서는 5천원으로 3.3배 가량 차이가 났고, 안양 호계시장은 2천800원, 박달시장은 7천원의 판매가가 반영됐다.

22일 실제 전통시장을 돌아본 결과 공시된 가격과 다른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판매 가격 공시에 표시돼 있는 갈치(수입산 생물 30㎝)의 경우 물량이 없다는 이유로 진열조차 돼 있지 않았으며 사과(부사 300g)의 경우 같은 무게일지라도 제수용과 원산지, 신선도에 따라 동일한 시장안에서도 가격이 1천~3천원씩 차이가 났다.

이로 인해 물가관리사이트를 이용해 정확한 가격을 비교해 한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주부 황모씨(53ㆍ여)는 “조금이라도 싸게 장을 보려고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똑같이 표기된 상품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상대적으로 싸게 표기돼 있는 시장에 가서 구입하려하니 제품별, 가게별로 가격이 달라서 오히려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비판했다.

수원 구매탄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A씨(58)는 “시장가격을 조사하러 모니터 요원들이 자주 오지만, 사실상 농축수산물은 경매가와 상품의 맛, 원산지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어 표본 조사로 전체 시장의 가격을 나타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 가게에서도 같은 품목, 중량이라도 다 가격 차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가격을 모니터링할 때 표본 추출로 제대로 시장가격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고, 수급상황과 제품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다”며 “물가 데이터를 명확히 보고 재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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