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양제철부지 유원지 또 연기

OCI 측 “투자자 못찾아 늦어져…약속 지킬 계획”

OCI 측 “투자자 못찾아 늦어져…약속 지킬 계획”

OCI(주)(옛 동양제철화학)가 폐석회를 땅에 매립하는 대신 인천시민에게 지어주기로 약속했던 유원지를 또다시 미뤘다.

이 때문에 대기업인 OCI가 자사의 편익만 챙기고 시민과의 약속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는 21일 OCI의 자회사인 (주)DCRE가 추진하는 인천도시계획시설 송도유원지 운동 및 조경녹지시설 조성사업 준공 예정일을 애초 2012년 12월에서 2013년 12월로 연기한다고 고시했다.

OCI 측은 애초 유원지를 2010년 12월 완공키로 했던 것을 2012년으로 미뤘다가 이번에 또다시 연기했으나 사실상 오는 2016년께나 유원지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지난 2003년 인천시와 남구, 시민모임인 ‘폐석회 적정 처리방안 모색을 위한 시민위원회’와 협약을 맺고 인천시 남구 용현·학익동 인천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쌓아두었던 수백만㎥의 폐석회를 OCI 소유 인근 유수지에 매립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협약에 따라 OCI는 매립지 37만322㎡에 1천260억원을 들여 축구장과 야구장,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등 8가지 운동시설과 녹지 등을 갖춘 유원지를 만들어 시민에게 무료로 영구개방하기로 했다.

그러나 OCI는 도시개발사업이 완료되기 이전에는 매립을 모두 끝내기 어렵고, 유원지 조성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OCI는 해당 부지에 쇼핑·업무시설인 용현·학익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6월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했으며, 최종적으로 부지개발계획이 나오려면 오는 2016년 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부지개발계획이 나와야 터파기 공사를 시작할 수 있고, 지하에 묻힌 폐석회를 모두 매립한 이후에나 유원지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OCI가 폐기물인 폐석회를 인근지역 유수지에 매립하면서 운송비 등 수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고, 대형 개발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는데도 인천시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OCI 관계자는 “경기악화 등으로 도시개발 사업의 투자자를 찾는 게 늦어지면서 폐석회 매립이나 유원지 조성이 늦어진 것”이라며 “매립만 완료되면 반드시 약속을 지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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