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식품피해’ 관련 조사 소비자 11% 품질불량 등 경험 피해처리, 절반 가까이 ‘불만족’
안양에 거주하는 A씨는 열흘 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고구마 한 상자를 구입했다. 그러나 상자 윗부분을 제외하고는 고구마가 군데군데 썩어있었다. 당황한 A씨가 구입처에 전화를 하자 “구입한지 일주일이 지났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
주부 B씨는 죽 전문점에서 아이 이유식을 배달시켰다. 아이에게 이유식을 한 숟갈 떠먹이자마자 아이가 기침을 했고, B씨는 아이의 입에서 3㎝ 가량의 비닐조각이 나온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본사에서는 이물질과 이유식을 택배로 보내라는 말 뿐이었고 담당자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소비자 10명 중 1명은 이처럼 식품 관련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도시 소비자 400명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 식품 관련 피해 경험을 조사한 결과 11.8%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식품 종류별로는 가공식품이 40.4%로 가장 많았고 외식(27.7%), 농산물(21.3%), 수산물(6.4%) 순이었다. 식품피해 형태는 품질불량이 40.4%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이물질이 들어있거나(19.8%) 섭취 후 탈이 나는 등 건강상 문제가 발생(17%)한 사례도 많았다.
피해를 입은 응답자들 가운데 59.6%는 구입처에, 10.6%는 해당 회사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그냥 지나친 소비자도 19.1%에 달했다.
피해 처리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하는 소비자(29%)에 비해 불만족하는 소비자(44.7%)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만족한 이유는 전문성이 결여(26.3%)되거나 알선·분쟁해결까지 책임있는 대응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15.8%) 등 처리내용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
이계임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단계부터 최종소비단계까지 통합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며 “소비자가 신뢰하는 농식품 인증 표시제도 기반을 구축하고 식품리콜과 이력추적기반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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