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 한 풀어달라… 기초수급자 할머니 전재산 쾌척

광명시 소하동 89세 김영자 할머니 평생모은 2천만원 市에 장학금 전달  불우이웃돕기 ‘아름다운 나눔’ 실천

“죽을 때 가져가지도 못하는 걸, 너무 적어 미안하기만 하는구먼….”

기초생활수급자인 89세의 할머니가 평생 모은 전 재산 2천만원을 10일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광명시에 쾌척해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기부의 주인공은 광명시 소하동에 거주하는 김영자 할머니.

김 할머니는 이날 장학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못 배운 한을 풀어달라”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성금은 양기대 광명시장과 류미숙 광명희망나기운동본부 본부장이 이날 김 할머니가 입원 중인 광명효병원(소하동 소재)에서 전달받았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김 할머니의 후견인으로 많은 도움을 준 최복후 동부새마을금고 이사장도 함께해 소중한 기부의 순간을 함께했다.

특히 김 할머니는 지난 20년 동안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렵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보는 이들을 더욱 숙연하게 했다.

양기대 시장은 “어르신이 주신 귀한 성금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꼭 전달하겠습니다. 식사 꼭 챙겨 드시고 쾌차하세요“ 라며 손을 부여잡았다.

김영자 할머니는 “오랜 동안 국가의 도움만 받고 살아와 이에 보답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집안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 돈은 청소년들의 장학금으로 쓰여져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의 학업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복후 이시장은 “김영자 할머니는 기초수급대상자로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을 기탁하셨다”며 “어르신의 나눔의 정신이 시 전역에 전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는 김 할머니가 기탁한 성금을 광명희망나기운동본부를 통해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광명희망나기운동은 지난 2011년 출범이래 총 17억 8천여만원을 모금, 1만3천여명의 소외계층이 혜택을 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10억원을 목표로 3차 모금을 시작하는 등 광명시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명=김병화기자 bhkim@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