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女帝' 장미란, 굿바이 바벨

중 3때 입문이후 15년만에…"학업·재단에 전념키로"

한국 여자역도의 간판스타인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30·고양시청)이 15년 만에 바벨을 내려 놓는다.

장미란의 부친 장호철씨는 8일 “미란이가 오랜 숙고 끝에 현역에서 은퇴하기로 7일 밤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친 장씨에 따르면 장미란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진로를 고민해 오다가 이날 가족과의 회의를 통해 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호철씨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란이의 은퇴 결심이 하루 아침에 결정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후배들을 위해 운동을 계속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해 왔다”면서 “어젯밤 최종 은퇴를 결심하고 당분간 학업과 재단 일에만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10일 오후 2시 고양시청 체육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심경을 피력할 예정이다.

한편 장미란은 원주 상지여중 3학년이던 지난 1998년 역도에 입문, 4년만인 2002년 국가대표에 발탁된 이후 지난해 8월 런던올림픽까지 11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 기간 장미란은 여자 최중량급인 +75kg에서 한국 여자역도 사상 첫 번째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특히 전인미답의 세계선수권대회 4연속 제패,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과 2012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는 등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다.

고양시청에 입단한 후 6년 동안 전성기를 구가한 장미란은 2008년부터 2009년까지는 +75kg급의 인상, 용상, 합계 세계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부상에 시달리면서 2010년부터 러시아와 중국의 신예들에게 여왕의 자리를 내줬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으나 끝까지 최선을 다해 국내ㆍ외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장미란은 국제무대에서의 쇠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무대에서는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명예로운 은퇴를 택했다.

현재 용인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장미란은 지난해 비인기 종목 유망주들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시킨 ‘장미란 재단’ 일에 당분간 전념하면서 후배들을 돕는 일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장호철씨는 설명했다.황선학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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