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 7천원 ‘절레절레’… 도시락족 부활

불황에 ‘알뜰 직장인’ 늘어나 최근 도시락용기 판매도 급증

안양시 호계동 J서점에 근무하는 고모씨(38ㆍ여)는 지난해 12월부터 점심 도시락을 싸서 출근을 한다.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생각에 여직원 5명과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고 있다. 고씨는 “한 달 월급 140만원으로 하루 평균 7천원씩 나가는 점심값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 돈을 모아 아이들 학습지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경기불황으로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족이 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 ‘도시락족’이 다시 뜨고 있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는 오르고 경기 불황이 길어지면서 점심값이라도 아끼겠다는 의도다.

구리시의 D전자업체는 지난해 11월 전기밥솥을 구입해 직원들이 점심을 손수 지어 먹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점심값도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만든 방안이다.

직원 김모씨(30)는 “웬만한 점심은 5천원으로 해결하기 힘들고, 주머니 사정에 부담을 느끼면서 모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듯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도시락 용기판매가 급증하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7일 온라인 쇼핑몰 등에 따르면 최근 한 달(지난해 12월 7일~1월 6일) 간 도시락 용기 판매량이 전년대비 20~50%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G마켓은 보온 도시락 용기가 전년대비 28%, 일반 도시락은 48% 급증했고, 옥션 역시 도시락 용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1만원대 전후의 저렴한 도시락통이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보온 도시락 등을 최대 55% 할인하는 특가를 진행하는 등 도시락족을 잡기 위한 마케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20~30대 층 직장인들 사이에서 구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경기불황과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직장인 도시락족의 부활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