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쪼들리는데 물가까지… 새해 앞두고 식료품비ㆍ공공요금 줄줄이 인상… 서민들 ‘주름살’
오는 27일 도로ㆍ수도료 인상
밀가루 등 ‘식탁 물가’도 위험
작년비 가계부채 ↑…‘이중고’
“대출 이자에 치여 힘든데, 물가마저 줄줄이 인상되고 이렇게 힘든 연말은 처음이네요.”
수원의 자동차 관련 회사에 다니는 김모씨(43ㆍ여)는 최근 자녀 두 명 앞으로 들어놨던 적금을 해약해 생활비로 사용했다. 남편과 함께 2년 전 연 가게가 실패한 후 3개월마다 400만원씩 내야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와 매달 50여만원의 캐피탈 이자를 남편과 자신의 월급 350여만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부 이모씨(39ㆍ안양 호계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1년사이 적자만 매달 30~40만원씩 나고 있다.
이씨는 “남편 월급과 수입은 한정돼 있는데 은행 이자와 생활비, 아이들 교육비는 자꾸만 늘어나 하루하루 어떻게 살림을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새해를 앞두고 식료품비와 공공요금 등이 줄줄이 인상 되면서 가계빚에 눌린 서민들의 연말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서수원-평택 간 고속도로 등 전국 8개 민자고속도로의 통행요금이 최대 400원 오르며, 내달 1일부터는 가정용 수도요금도 평균 141원 가량 인상된다.
공공요금 뿐만 아니라 식탁물가도 대거 인상대열에 들어섰다.
동아원은 밀가루 가격을 최고 9%가량 올렸다. 또 두부, 콩나물, 소주 등 식료품도 8~10% 가량 인상될 예정으로 인상시기와 인상폭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10가구중 6가구가 빚이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겨울나기는 더욱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의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빚이 있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64.6%로 지난해보다 1.8%p 늘었다. 평균 부채액은 8천187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1.2%p 감소했지만, 빚이 있는 가구는 점차 늘어나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 규모는 올 9월말 현재 937조5천억으로 지난해 892조4천571억원 보다 45조4천억여원 증가했다. 소규모 개인사업자 등의 부채까지 포함하면 총 1천66조5천450원으로 이미 1천조 를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가계대출에 의존한 서민들은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생활비 마련을 위해 수년간 모았던 적금이나 보험까지 해지하며 가계빚과 물가상승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는 서민경제를 힘들게 하는 요인” 이라면서 “새해들어 더욱 난관에 부딪칠 수 있는만큼 정부차원의 물가 안정과 가계빚 해소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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