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피의자 눈물 닦아준 ‘따뜻한 여검사’

이선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형사1부 이선화 검사(36ㆍ여) 가 노숙생활을 하던 병역법위반 피의자에게 거주지 마련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정을 도와주고, 연락이 끊긴 아버지까지 찾아주는 미담으로 화제다.

이 검사는 지난 7월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다 무단으로 이탈한 김모(29)씨를 수사하면서 가족도 없이 알코올 중독에 노숙인 재활센터에서 임시로 노숙생활을 한 사실을 알았다.

김씨는 이날 이 검사에게 술이 취한 상태로 갈 곳도 없고 차비도 없으니 당장 구속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 검사는 피의자 김씨가 처한 상황을 자세히 듣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공익근무를 소홀히 하게 된 사정과 의지할 가족이 없어 낙심하여 술에 빠지게 된 사정을 알게 됐다.

이 검사는 시청 복지정책과에 연락, 피의자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지정토록 했으며 무한돌봄센터에서는 고시원에 거주하도록 한 후 김씨에게 차비 2만 원을 주며 일단 노숙인 재활센터로 돌아가 마음을 잡고 기다리도록 했다.

그러나 김씨는 집행유예 기간에 재범이 되어 처벌이 불가피해 이 검사는 불구속 기소했으나 재판과정에서 구속됐다.

노숙생활 하던 병역법위반 피의자

거주지 마련ㆍ기초수급자 지정 돕고

연락 끊긴 아버지도 찾아줘 ‘훈훈’

김씨는 지난 8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의정부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처지를 비관, 술에만 의지해 왔던 자신을 반성하고 출소하면 술을 끊고 공익근무를 성실히 마치겠다”는 내용과 “앞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해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재활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꿈과 아버지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17통의 편지와 반성문을 이 검사에게 보내왔다.

이 검사는 김씨가 수감 중 ‘모친은 이미 사망했고 연락이 끊긴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알려주었다. 김씨는 건강하게 지난 10일 교도소를 출소하면서 이 검사에게 감사전화를 했다.

김씨는 “검사님이 찾아주신 아버지를 만나러 지방으로 내려가는 길”이라며“ 검사님에게 받았던 차비 2만원을 나중에 꼭 갚겠다”고 약속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 검사는“환경때문에 비뚤어진 인생의 방향을 제대로 갈수 있도록 멘토역할을 해준것 뿐인데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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