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석면슬레이트 철거지원 1개동당 200만원→240만원
여전히 새지붕 ‘설치비’ 막막 “영세농엔 큰 부담” 신청 꺼려
경기도 내 농어촌 지역의 석면 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이 내년부터 확대되지만 새 지붕 설치비는 전혀 지원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총 8만여 동의 슬레이트 지붕 주택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내년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는 이 가운데 626동의 지붕을 철거하기로 했었고 현재 500여 동이 철거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정부는 올해 농어촌 지역의 30년 이상 된 슬레이트 지붕 철거에 대해 1개 동당(134.2㎡기준) 200만원의 철거비용을 지원했던 것을 내년부터 240만원으로 확대하고 국고보조율을 기존 30%에서 40%로 높이기로 했다. 지방비도 30%에서 40%로 같이 늘어난다.
또 철거목표 물량을 올해보다 50% 늘어난 1만5천 동으로 잡고 오는 2021년까지 전국 농어촌 슬레이트 농가(약 57만 동)의 33%인 19만 동의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지원 확대로 100㎡의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는데 주택 소유자의 부담이 기존 80만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새 지붕 설치비는 모두 본인부담인 탓에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슬레이트 지붕 주택 소유자 상당수가 영세농인 상황에서 100㎡당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새 지붕 설치비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성시 관계자는 “현재 슬레이트 지붕 주택 소유자들은 철거비용이 부담돼 대부분 철거를 꺼리고 있다”며 “내년에 철거비가 지원돼도 수백만원의 새 지붕 설치비를 본인이 내야 해 참여자를 모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석면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큰 만큼 소득수준에 따라 지원금의 차등을 두는 등 좀 더 현실성 있는 지원책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자부담 때문에 철거사업이 원활하지 않아 내년에는 취약계층 36개 동을 대상으로 새 지붕 설치비 지원 예산을 세워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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