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한파에 ‘꽁꽁’ 시설농가는 ‘끙끙’

엎친 유가 덮친 한파…시설농가 ‘난방비’ 시름

농업용 면세유 1드럼 가격 작년보다 최대 3만원 올라

장미재배농 등 ‘대체 보온시설’ 비용 만만찮아 한숨만

고양에서 3천300㎡ 규모로 장미를 재배하는 B씨(45)는 올겨울 난방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영하권 날씨가 잇따르는 등 예년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온 탓에 기름 소요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간 B씨가 사용한 농업용 면세유는 1만 6천여ℓ. 일일 사용량은 1드럼(200ℓ) 기준으로 2.5~3드럼으로 하루 1.5~2드럼이면 충분했던 기름 사용량이 50%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면세유 1드럼 가격 지난해보다 15% 정도 오르면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B씨는 “장미 재배를 위해서는 실온 22℃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른 추위로 난방비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면세유 사용을 줄이고 전기난방을 하려고 해도 전기료 부담도 만만치 않아 쉽사리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때 이른 한파에 기름 값마저 오르면서 시설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일 경기지역 시설농가에 따르면 올 들어 한파가 보름 정도 일찍 찾아온데다 농업용 면세유 1드럼(200ℓ) 가격은 21만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2만~3만원 늘면서 난방비 부담이 부쩍 늘었다.

화성시 A 토마토농장은 하우스 1동당 기름 소요량이 11월 한 달 간 지난해 2드럼에서 올해 3드럼으로 늘었으며 안성시 B 채소농장도 기름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25% 정도 늘면서 연료비 수십만원이 추가로 소요됐다.

이에 따라 지열난방, 다겸보온장치 등 에너지 절감시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체 보온시설의 초기 설치비용이 만만치 않아 전환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유제수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연합회 실장은 “기름 값은 물론 전기료마저 올라 겨울철 난방을 해야 하는 시설농가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는 형편”이라며 “에너지 절감용 보온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지원비 등 지속적인 난방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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