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오현규씨, 문예비전 신인문학상 수필부분 당선

50년 음악 인생을 걸어온 지휘자가 최근 수필가로 등단해 제2의 인생의 막을 열어 눈길을 끈다. 문예비전 신인문학상 수필 부분에 당선된 오현규 경기음악협회장(65)이 바로 그 주인공.

오 회장이 수필가로 등단할 수 있게 만든 작품 ‘갈 때가 되면 갈 테니’, 우연히 집 근처 수원천변을 걷다 솟아오른 갈대와 함께 연화교 사이에서 ‘갈대! 갈 때가 되면 갈테니 태우지 마소’라는 현수막이 소재가 됐다.

갈대와 인생을 글로 표현한 것. 갈대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떠나지만, 뿌리는 남아있어 내년 봄엔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는 반면 인생은 한 번 왔다 가면 영원히 돌아올 수 없다는 자연의 순리를 써내려갔다.

그는 “개울에 갈대가 하얗게 올라와있고 현수막이 보이는데 가슴에 뭔가 탁 오는거에요”라며 “인생이라는 게 나이 먹어서 자연섭리로 가는 건데 세상이 그렇지 않아 삭막한 세상을 갈대에 표현했다”고 말했다.

당선작에 대해 심사위원은 “가을바람에 힘없이 나부끼는 갈대를 바라보면서 갈대에 대한 연민과 따뜻한 심미안이 잘 나타나 있다”며 “자연을 통해 우리네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엿보이는 글”이라고 평했다.

이 같은 호평에 오 회장은 50년의 음악 인생과 더불어 수필가로서의 목표를 세웠다. 내년 말 예술을 갈고 닦는다는 의미를 담은 자신의 호 마예(摩藝)를 내세워 ‘마예 옹의 수필집’을 내는 것.

오현규씨는 “그저 글이 좋아 어렸을 적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그게 바로 수필이더라고 하더라”며 “등단 기념으로 현재까지 써온 글들과 1년 동안 수필가로서 쓴 글을 엮어 얇은 수필집 하나 내고 싶다”고 밝혔다.

장혜준 기자 wshj22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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