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 키워드는 ‘PSY’

불황이 휩쓸고 간 올해 소비 키워드로 ‘PSY(Price·Story·Young)’가 꼽혔다.

지갑은 얇아졌지만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 스토리가 있고 재기발랄한 젊은 상품들에는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올해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상품의 가격에 민감했다.

구매하기에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품에만 과감하게 돈을 투자하는 이른바 ‘가치소비’가 문화로 자리를 잡으며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고객이 많았다.

대표상품인 유니클로의 발열 내의 ‘히트텍’. 이 제품은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26개 매장에서만 60만 개가 넘게 팔렸다.

특히 지난달 9~11일 사흘간 진행된 ‘히트텍 9천900원’ 균일가 프로모션에서만 40여 만개가 판매됐다.

한두개 제품에 집중해 70~80%까지 가격을 확 낮춘 ‘초대형 할인행사’에서도 재미를 봤다.

지난 5월4~8일 본점에서 열린 ‘구두·핸드백 대전’은 행사 첫날만 8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행사 전체 판매량은 27억 원에 달한다.

이른바 ‘스토리 마케팅’의 강세도 여전했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이나 디자인을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것. 지난 10월19~25일 롯데백화점 본점 팝업 전문매장에서 열린 ‘마조앤새디 캐릭터 상품전’이 기대를 넘는 성공을 거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전업주부 남편과 전문직 아내의 신혼생활 이야기를 다룬 웹툰의 캐릭터를 상품화한 이 행사에선 일주일간 자체 제작한 캐릭터 소품이 모두 1억 6천만 원어치 팔려나갔다.

‘깨서먹는 과자’로 유명세를 탄 독일 전통쿠키 ‘슈니발렌’이 2개월 동안 6개 매장에서 모두 10만 개 판매된 것도 ‘재미’ 때문이라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젊음’도 주요 소비 키워드 중 하나였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0월 본점 영플라자를 전면 개편, 스트리트 브랜드와 온라인쇼핑몰 제품 위주로 매장을 한층 젊게 ‘업그레이드’한 것도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한 시도다.

‘더 젊게’라는 가치는 세대 전반에 확산돼 주로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남성트렌디’ 상품군이 40~50대 남성에게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백화점은 중장년층 남성들이 트렌디 제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나현준 매니저는 “2011년의 화두가 ‘소비의 양극화’였다면 올해는 ‘스마트한 가치소비’가 주요 경향”이라며 “젊고, 스토리가 있는 제품이나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고 내년에도 이 같은 성공 요소를 반영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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