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팔려도 빚더미… ‘깡통주택’ 홍수

주택담보대출자 19만여명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19만여명의 대출금 상환 능력이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100명 중 4명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빚을 갚기 어려운 ‘깡통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돼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를 낳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집을 경매에 넘겨도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경락률(감정가 대비 낙찰가율) 초과 대출자는 전체의 3.8%에 달하는 19만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3%인 13조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국 평균 경락률은 76.4%인데 이는 1억원짜리 자산이 경매에 넘어 갔을 때 7천64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락률을 초과해 돈을 빌렸다는 건 경매로 집을 팔아도 대출금 일부를 갚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락률 초과대출은 수도권이 18만명(12조2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지방은 1만명(8천억원)이었다. 권역별로는 상호금융 11만명(6조1천억원), 은행 7만명(5조6천억원), 저축은행 1만명(5천억원) 순이었다.

이와 함께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이고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전체의 4.1%에 해당하는 23만명, 대출 규모는 4.8%인 25조5천억원로 집계됐다.

저신용 다중채무자와 경락률 초과대출자가 상당수 중복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09년 수원에서 매매가 2억5천만원의 아파트를 구입한 조모씨(36)는 1억5천만원에 대출을 받았지만 3년째 수천만원의 이자만 갚고 원금은 한 푼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조씨는 대출금을 갚지도 못한 상황에서 집값은 떨어지고 이자 부담은 커져 걱정이 태산이다.

조씨는 “주택담보대출로 내집 장만의 꿈은 이뤘지만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대출은 갚지도 못해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진지 오래됐다”며 “꾸준히 대출금을 상환하는 성실 채무자에 대해서는 이자율을 낮추고 장기 대출 전환과 같은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수도권 집값이 더 큰 폭으로 내려 경락률 초과대출이 늘어났다”며 “가계부채 대응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해 고위험군 부실화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재기자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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