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협, 회원사 해마다 줄어 점포마다 ‘초특가’ 내걸어도 이사 수요↓ㆍ소비심리 위축 매출 뚝 “임대료도 빠듯해”
27일 오후 수원 권선동 가구거리.
60여개의 크고 작은 가구대리점들이 밀집돼 있는 가운데 점포마다 ‘파격세일’, ‘초특가세일’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저마다 30%에서 최대 70%까지 할인된 가격을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손님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이 곳에서 8년째 가구점을 운영하는 A씨는 “몇 년 전에는 그래도 주말에는 손님들이 북적였는데 이제는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에도 내내 썰렁한 분위기”라며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빠듯한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인근 가구점 점원 B씨도 “지난해와 비교해도 매출이 30%는 줄어든 것 같다”며 “침대, 소파, 식탁 등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패키지 구매도 사라지는 추세라 몫돈을 만지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인천경기가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조합의 회원사는 지난 2009년 220곳에서 현재 170곳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또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한샘, 리바트, 퍼시스를 비롯한 매출 상위 6개 가구업체 가운데 4개 업체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가구점들의 위기는 건설경기 침체로 이사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새 가구를 구입하는 소비자도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온라인몰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가구는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과거와 달리 온라인으로 가구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도내 가구업계는 오는 2014년 세계적인 스웨덴 중저가 가구기업 이케아(IKEA)가 광명역 인근에 들어선다며 노심초사했다.
인천경기가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대기업도 매출이 줄었다고 하지만 대기업 위주의 입찰로 적자를 내고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이 상당수”라며 “폐업을 하고 조합을 탈퇴하는 회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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