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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동북아 재편 시대의 리더십
오피니언 의원칼럼

[의정칼럼] 동북아 재편 시대의 리더십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가운데, 중국에서는 시진핑 신임 총서기를 필두로 하는 5세대 지도부가 출범했다. 우리나라와 사활적 관계를 가진 G2의 리더십이 새로 구축되면서, 우리도 외교안보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리더십과 전략적 비전을 수립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002년 WTO 가입이후 중국은 세계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경제건설 초기 각국의 투자를 받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강력한 내수기반을 바탕으로 ‘세계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자원개발이나 국채매입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의 큰 손으로서 새로운 규칙제정자로 대두하고 있다. 이제 시진핑 시대를 맞아 중국은 부상하는 경제력과 함께 군사력을 확충하며 미국에 맞서려는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 1월 국방 관계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두는 미국 경제와 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국방의 축을 아시아·태평양으로 옮긴다”고 밝혔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은 경제적으로는 세계의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는 아시아를 통해 미국의 경제회복을 이끌겠다는 생각이지만, 정치적·군사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봉쇄나 견제 전략이다. 미국의 회귀와 중국의 강대국화는 필연적으로 동북아에서 미·중관계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만약 미·중 관계가 동북아에서 제로-섬 관계로 진화한다면 우리에게는 큰 재앙이다.

미·중이 충돌할지 여부와 미국이 세계의 패권적 지위를 상실할지, 중국이 이를 승계할지 여부는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양하다. 그러나 중국의 국방예산이 미국의 15%에 불과한 현재 세계적 차원에서 미·중간 충돌을 예상하기에는 무리지만, 동북아 지역만 보면 미·중간 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특히 2030년경이 되면 중국의 군사비는 미국 군사비의 절반에 달하고, 중국은 이를 아시아지역 패권확보에 전액 투입하기 때문에 적어도 동북아에서는 미국과 군사적 경쟁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중간 패권경쟁의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언젠가는 미국과 원거리에 있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며, 이때 우리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카터대통령의 외교안보보좌관을 역임했던 브레진스키 박사는 최근 미국의 쇠퇴로 세계 질서가 재편될 때 ‘지정학적 위험’에 빠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그는 “한국은 중국의 지역적 패권을 인정해 중국에 종속되는 방안과 역사적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당분간은 미·중관계가 대결과 충돌로 치닫기보다는 양국이 협력적 기조아래 갈등을 적절히 관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국은 심각한 재정적자와 경제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빈부격차와 사회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상호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중이 동북아의 세력재편을 놓고 암중모색하는 잠시 동안의 이 시기가 우리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어느 한 쪽에 속해야하는 외교적 질식 상태가 아니고 자주적 노선을 견지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이지만, 미·중 양국의 영향력 확대로 한반도 운명 결정에 있어서 우리가 소외될 수 있다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독자적으로 한반도 질서를 조율할 수 있는 외교적 영역을 확보하는 것은 미래의 사활이 걸린 일이다.

우리는 100년 전 일본 제국주의 침략을 막지 못하고 나라를 빼앗겼다. 당시 지배층이 동북아 질서 재편이라는 세계사적 흐름에 미숙하고, 내부 분열로 인한 국가적 방향 설정에 혼란을 겪으며 근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100년 만에 다시 동북아의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 친미파와 친중파로 분열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꿰뚫어보는 냉철한 정세인식과 통찰력을 갖고, 자주적이고 창의적인 외교안보노선이 필요하다.

올해 대선은 이러한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홍 일 표 국회의원(새•인천 남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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