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귀해진 볏집 때문에 축산농가 한숨

웃돈 줘도 못 구하는 ‘볏짚’ 축산농가, 어쩌란 말인가…
사료값 급등에 수요늘어 1년새 수천만원 ‘널뛰기’

안성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는 이모씨(52)는 볏짚 값이 크게 오른데다 물량 부족으로 이마저도 구하지 못하면서 애를 먹고 있다.

안성지역 볏짚 가격이 500kg 1롤 기준 6만5천~7만원으로 1년만에 20~30% 뛴 탓에 한우 300두 분으로 총 2천롤을 사기로 한 이씨는 볏짚 값으로 지난해대비 2천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할 상황이다.

1롤 당 5천원에서 1만원으로 두 배나 뛴 운송비까지 고려하면 타격이 큰 실정이지만, 가격 상승을 감안하고 구입하려 해도 볏짚이 턱없이 부족하면서 이씨가 지금까지 받은 볏짚은 100롤에 그치고 있다.

이씨는 “한우 200두 이상을 사육하는 대규모 농가의 경우 볏짚 값이 1년만에 수천만원씩 뛰어 부담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비싼 볏짚마저 구하지 못해 축산농가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한우사료용 볏짚 가격이 대폭 오른데다 공급량이 부족하면서 경기지역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전국한우협회 경기도지회에 따르면 고양지역 볏짚 1롤(500g) 가격은 지난해 5만원에서 올해 6만원으로 올랐고 화성은 5만~5만5천원에서 6만5천~7만5천원으로 상승하는 등 볏짚가격이 지역마다 20~30%씩 급등해 축산농가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는 수입사료가격 급등으로 볏짚 수요가 늘어났지만 최근 잇따른 비로 짚단을 사료로 바꾸는 작업이 수주 간 지연된 탓에 공급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타지역에서 볏짚을 ‘원정구매’하거나 일부 농가는 구입한 볏짚을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일마저 벌어지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경기도지회 관계자는 “현재 상당수 논이 물에 잠겨 작업을 못하는 실정”이라며 “사육두수에 맞춰 볏짚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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