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근대의 사교클럽, 제물포 구락부

근대란 기억의 가시거리에 있는 어렴풋한 경험의 이미지이거나 가까이 전해지는 추억 같은 것. 개항(1983) 100년을 넘긴 인천항은 스치듯 지나간 근대의 모습들이 굴곡진 세월의 무늬처럼 고스란히 남아있다. 자유공원을 오르는 길 양쪽으로 좌측은 청나라의 조계지, 우측은 일본의 목조건물과 르네상스식 은행들이며 우체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 청나라의 조계지 자리는 차이나타운으로 북적대고 그들이 이 땅에서 막노동하며 먹던 짜장면이 집집마다 옛 맛을 깨운다. 짜장면과 화덕만두를 먹으려는 긴 줄은 짜장면박물관까지 생기게 한 원인이었을까? 언덕 끝자락의 제물포구락부는 근대적 사교장으로, 러시아인 사바틴이 설계한 요즘으로 치면 클럽에 해당하는 명소다. 그때 그 모습대로 복원해 놓은 바며 의자들이 사뭇 분위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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