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불량률, 작년비 0.25%p↑
L씨(28)는 신용불량으로 금융권 대출이 안 되자 최근 휴대전화 개통용으로 명의를 빌려준 대신 대가를 받는 ‘휴대폰깡’을 하게 됐다.
휴대전화 3대를 개통해 주고 120만원을 받은 L씨는 3개월간 기본요금을 내고 해지하기로 했지만 그마저도 제때 내지 못해 기본요금이 1년 가까이 누적된, 200만원에 달한 상태다.
L씨는 “저축은행 빚, 사금융 빚이 2천만원 이상 있는 탓에 휴대전화 요금 납부는 엄두조차 못 내는 형편”이라며 “휴대폰 빚까지 누적돼 신용도가 더욱 하락할까 우려된다”고 한숨 쉬었다.
이처럼 경기불황 속에 대출을 받은 후 제때 빚을 못 갚는 저신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대출 불량률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대출 불량률은 2.21%로 지난해 말 1.95%보다 0.25%p 늘어났다.
신용등급 10등급 불량률도 크게 늘어 지난해 30.91%에서 34.36%로 3.55%p 올랐으며 9등급은 12.41%에서 13.39%로, 8등급은 8.16%에서 10.01%로 늘었다.
대출 불량률은 1년 전 정상 대출자가 금융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한 비율로 빚이 90일 이상 연체될 시 전국은행연합회 채무불이행으로 등록되거나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90일 이상 연체자로 등록된다.
금융소비자협회 관계자는 “불황 시 소득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는 저소득층이 많아져 부채 연체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채무자는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 신청을 서둘러 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불법 사금융에 대해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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