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매가 인상률 2%대 어이없다” 김포 770원?이천 1천원…강원 등 타지역보다 저조 농민들 “현실성 없다” 분노
올해 경기지역 벼 수매가 인상률이 지난해 대비 2%대에 그쳐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인상률이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 타 지역의 절반 수준인데다 농민단체에서 요구하는 적정 수매가를 한참 밑돌면서 수매가 결정기관인 경기지역 농협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본부가 올해 경기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18만t을 수매키로 한 가운데 최근 경기지역 21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매입하는 벼 수매가가 1등급 및 특등급 조곡 40kg 기준 평균 6만1천620원으로 결정, 지난해 6만202원에 비해 불과 1천418원 오르면서 2.4%의 인상률을 보였다.
여주의 경우 올해 수매가가 6만5천500원으로 지난해 6만5천원보다 500원, 김포는 6만2천520원으로 770원, 이천은 6만6천원으로 1천원 인상되는데 그쳤다.
이는 농민들이 요구하는 적정 수매가 7만5천원을 1만원 이상 밑도는 가격으로 최소 3% 후반대에서 최대 7%대의 인상률을 보인 타지역에 비해서도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이날 기준 벼 수매가 인상률은 경상남도 7.5%, 충청북도 5.95%, 강원도 5.42%, 전라북도 5.4%, 전라남도 3.75%로 경기지역 인상률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이처럼 경기지역 벼 수매가 인상률이 유독 저조함에 따라 농민들은 경기지역 농협의 현실성 없는 수매가 결정으로 고충이 심각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김포지역 농민 K씨는 “봄 가뭄과 잇따른 태풍 여파로 김포에서 생산된 1등급 쌀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3~4등급이 수두룩하다”며 “등급에 따라 수매가가 500원씩 떨어져 실제 수매가는 더욱 낮은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농민단체는 벼 수매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관계자는 “농협이 내놓은 벼 수매가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터무니 없는 액수”라며 “수매가를 재조정하거나 등급별 기준을 낮추는 등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경기도는 쌀 브랜드가 특화된데다 품종이 비싸 타지역보다 수매가가 높기 때문에 인상률이 비교적 낮은 것”이라며 “농가소득보전도 중요하지만 실제 판매할 수 있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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