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원 著 '고독하지만 자유롭게'

수원 출신의 이봉원(영화사 온난전선 대표) 영화감독이 영화 대신 책을 먼저 펴냈다. 그의 첫 장편영화 ‘마티나’를 만들면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독백하듯 옮긴 ‘고독하지만 자유롭게’(행복에너지 刊)가 그것이다.

이 책에 대해 어떤 이는 평범한 항공사의 회사원이었던 저자 이봉원이 어린 시절 꿈이었던 영화감독을 향해 한국과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각 국을 넘나들며 전력투구하다가 끝내 꿈을 이룬 성공기로 요약한다.

또 다른 이는 마침내 꿈을 이룬 사람의 자서전이라하고, 영화를 완성하는 한 편의 영화 제작기로도 정리한다.

혹자는 오랜 시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알게 된 각종 명소를 소개하는만큼 여행안내서라고도 말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책에서는 대한항공 시스템부에서 근무하던 중 1989년 캐나다 회사의 스카우트를 받아 건너간 후 수년간 호주와 콜롬비아 등의 항공사 컴퓨터 시스템 분석가로 근무했던 회사원 이봉원씨가 화자다.

그는 2004년 귀국한 이후 로컬 프로듀서 및 영화 제작 쪽으로 이직해 드디어 2010년에 몇년간 기획해오던 저예산 장편영화 마티나 제작에 착수, 2011년 5월에 완성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영화는 그의 삶 곳곳에 스며있다.

아버지를 따라 다섯 살 때부터 다닌 영화관은 그의 꿈이 됐고, 청소년 시절 마주한 영화는 새로운 세계를 안겼으며, 고등학교 진학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잊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를 품어준 것도 스크린이었다.

그는 안정적인 직장생활에도 영화를 향한 꿈을 간직했고 영화 제작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외국 항공사로 건너갔다.

하지만 외국에서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비보에 절망하기도 했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비로소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렇게 이봉원 감독은 고독하지만 자유롭게 꿈을 이뤘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자신의 인생을 이 책을 통해 직접 쏟아내고 있다.

그러니 이 책을 성공기, 자서전, 영화 제작기 등으로 정의하는 것 모두 맞다.

오랜 시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알게 된 명소를 안내하고 있으니 색다르고 생생한 여행안내서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좀 더 명쾌하게 이 책을 정의하자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다.

사회적ㆍ경제적 안정때문에 꿈을 외면했지만 끝내 목표를 향해 현실적으로 다가서는 이 감독의 삶은 현실의 벽 앞에 이상을 뒤로 한 채 잠시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말한다.

“가슴속에 꿈을 품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진부한 말이 독자의 가슴을 뛰게하는 것은, 동시대를 사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 ‘우리’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도’라는 가능성을 부여하기 때문이지 싶다. 값1만3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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