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도… 수능도… 꿈을 막을 수 없어요

수능 25-56시험장 표정

장애 수험생 61명 응시 일반학생보다 2배 노력 얼굴엔 긴장·희망 교차

“몸은 조금 불편하지만, 수능 잘 치러서 꼭 원하는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2013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8일 제25지구 56 시험장은 응시생 수는 적었지만, 그 열망만큼은 어느 시험장 못지않았다.

이곳은 시험 특별관리대상자 시험장으로 지체, 청각, 시각 등 장애수험생 61명이 시험을 치렀다.

인천시교육청은 고사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수험생 수보다 많은 80여 명의 운영요원을 배치했고, 손과 발의 움직임이 불편한 중증 뇌 병변 지체장애수험생들에겐 별도의 보조교사를 배치해 답안지 작성을 도왔다.

이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오전 7시께 도착한 시각장애 수험생 원희승군(18)은 시각장애 학교인 인천 혜광학교에 다니며 트롬본 연주자와 음악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원군은 지난 2008년 학교 관악 밴드부를 통해 처음 트롬본을 접한 이후 음대 진학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연주로 실기시험을 준비했지만, 수능점수 비중이 15%나 돼 이날만큼은 긴장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원군은 “전날 밤잠을 잘 자서 컨디션이 굉장히 좋은 상태인데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만큼 좋은 성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 사랑하는 음악을 마음껏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말소리를 크게 해야만 들을 수 있는 조민희양(18)은 다른 수험생보다 청각은 다소 떨어지지만 꿈의 크기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광고기획자가 꿈이라는 조양은 시험을 앞두고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을 꼼꼼히 점검하며 한 문제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양은 “얼른 시험을 끝마치고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지난 12년간의 학업이 힘들었던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 중앙대나 연세대에 진학해 광고홍보를 전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용준·신동민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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