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은 아예 녹물…악취…부천 노후APT 생활환경 최악

“낡은 배관 교체 지원해달라”

최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뉴타운 재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노후 공동주택 단지의 배관이 노후화해 열손실은 물론 녹물까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관의 이음쇠에서 누수가 발생, 벤딩 교체가 빈번해 자칫 대형누수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자 노후된 공동주택 주민들은 노후배관의 교체를 위해 시와 시·도의원의 지원조례 발의를 요구하고 있다.

7일 부천시에 따르면 부천시는 현재 사용승인 경과년수가 20년 이상이 공동주택이 2만9천303호로 전체 13만206호 공동주택 중 22.57%에 달한다.

오래된 공동주택 주거주민들은 수돗물에서 녹물과 악취가 발생하는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된 상태다.

게다가 공동주택 단지별로 한달에 30여건의 배관 이음쇠 누수가 발생하고 있어 임시방편으로 벤딩교체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기상청에서 최고의 한파를 예고하고 있어 노후된 배관이 언제 동파할지 몰라 주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시는 20년 이상 경과된 공동주택은 시공기술과 구조기술의 향상으로 구조체(건물)의 노후화보다는 설비 배관의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노후 설비 배관 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급수관과 온수관 노후 설비 교체 예상비용으로 1천세대당 40억원을 기준으로 총 13만세대에 5천200억원의 비용이 들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중동 1천600세대의 공동주택 단지 주민들은 공사비 40억원 50%를 정부와 시에서 지원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나머지 20억원은 관리비 대손충당금 10억원과 10억원의 장기 저리 융자를 요구하고 있다.

노후 공동 주택에 거주하는 김모씨(48)는 “배관의 노후화로 녹물과 악취는 물론이고 열손실이 상당히 많아 난방비 등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시와 정부가 재원확보의 어려움을 들어 손을 놓고 있는데, 지원이 어려우면 차선책으로 장기 융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부천 뿐만 아니라 수도권 5개 신도시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지자체만의 재원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사실”라며 “공동주택 단지의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와 도에서 보조금 형태로 지원할 수 있도록 주택법 개정에 대한 정책을 건의할 예정이며 정부지원이 어려운 경우 배관 대수선 비용에 대해 장기 저금리 융자 지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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