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산업ㆍ농업의 미래비전 제시…남양주, 브랜드파워 UP

남양주시 평내동에는 주말마다 이색적인 장터가 열린다. ‘어울더울 평내장터’라 이름붙여진 이 장터는 동네 상가번영회가 주축이 되어 공연과 행사 이벤트를 함께 열고 있다.

안철수 대오퍼니처 사장은 이 장터에 가구소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경매행사를 열었으며, 박성한 사진마당 사장은 가족사진 찍기 무료봉사를 해주며 장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어진 요즘, 공동의 노력을 통해 거리 자체가 경쟁력을 가져야 자영업자들도 생존할 수 있다”고 윤홍모 평내동 상가번영회장은 힘주어 말한다.

남양주시가 마을단위의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작은 가게 큰 거리 프로젝트’의 한 장면이다.

남양주시에서는 지역 상인들이 주도하는 골목상권 활성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 상가들의 공동 마케팅과 시민들과 함께 하는 주말 농장 운영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남양주시의 이같은 노력은 단순한 물건 팔아주기, 상품권 사주기 등 타 지자체의 정책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남양주시의 지역경제 살리기 중심에는 ‘공동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무너진 공동체를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개념의 이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마을가꾸기 사업을 기반으로 한다.

먼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1리는 2010년 행정안전부와 환경부가 주관하는 ‘생생도시 녹색시민운동 최우수상’, 2011년 지식경제부 주관 ‘지역산업정책 대상 우수상’, 국토해양부 후원하는 ‘도시대상 선도사례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마을은 주민들이 합심해 연꽃 사업을 시작, 수려한 경관은 물론 ‘연’ 관련 수익사업으로 연계하며 주민들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조옥봉 이장은 “다산영농조합을 설립해 월 3천만원 가량 수익을 올리고 있고 이런 부분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시켰습니다. 무엇보다 동네 주민들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삶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죠”라고 말한다.

능내리의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조안면은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2010년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고 조안면 주민들은 특화된 작물을 바탕으로 영농조합을 설립하고 마을기업을 만들어 수익사업에 나서는 등 효과가 파급되기 시작했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남양주시는 마을가꾸기 사업을 관내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2013년도 사업공모에도 44개 마을이 응모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용관 희망마을팀장은 “기존 마을가꾸기 사업이 환경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지금은 공동체를 복원하고 유지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며 “자살, 이혼, 저출산 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들을 해결하는 열쇠가 지역 공동체의 복원과 육성에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마을가꾸기 사업의 성공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는 계기가 됐고 이를 통해 고사위기에 처했던 유기농업과 슬로푸드 사업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됐다.

와부읍 도곡리에 유기농단지를 조성하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던 팔당 25농가가 이주해서 영농조합을 만들고 유기농업의 맥을 잇고 있다. 이곳은 유기농산물의 생산은 물론 체험 프로그램과 귀농귀촌 농업경영 교육장으로 활용하게 되는 등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와 함께 유기농업 전파의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

또 남양주시가 2009년부터 시작한 국내 유일의 슬로푸드 대회는 슬로시티, 유기농업과 더불어 슬로라이프라는 삶의 가치를 문화로 승화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남양주시의 이런 노력은 2013년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결실로 나타났다.

2013년 남양주시에서 개최하게 될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을 대표해 열리는 최초의 국제대회로 기록될 예정이다.

윤민자 슬로푸드팀장은 “2013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중앙정부로부터 국제대회 승인을 받았으며, 사전 타당성 조사 및 전문리서치 연구용역에서 371억원의 지역 경제 유발 효과를 비롯해 약 2천500억원의 국가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며 “무엇보다 식품 산업과 농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 남양주시의 브랜드 제고는 물론 국가브랜드 제고에도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양주=유창재기자 cjyoo@kyeonggi.com


<인터뷰> 이석우 남양주 시장 "시민들의 행복위해 지역공동체에 투자키로"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도성장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자살률과 이혼율, 저출산 등 여러 행복과 관련된 지표들이 이런 점을 말해주고 있지요. 더구나 최근에는 심각한 범죄들이 거의 매일 보도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양적인 발전과는 다른 질적 차원의 성장을 이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지역 공동체를 위한 투자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는 “그것이 바로 ‘슬로라이프’로 함축되는 가치의 성장입니다.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자연과 전통 문화를 잘 보존하면서 행복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며 “우수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산자의 정당한 이익과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기농업의 발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 이 시장은 “남양주시는 유기농단지를 통해 수도권에 유기농산물을 보급하는 전진 기지를 만들고 로컬푸드 사업을 통해 유기농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또 무너진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작은 가게 큰 거리 프로젝트’와 ‘마을 가꾸기 사업’ ‘ 유기농텃밭 가꾸기’ 사업들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지역 공동체 형성에 초점을 기울이고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사업들이다.

이 밖에도 ‘남양주점프벼룩시장’과 같이 매주 권역별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고 착한 소비 문화를 확산하는 시민모임도 있다.

그는 “남양주시에서 지역 공동체 형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제는 단순한 시민모임에 그치지 않고 영농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들로 발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같은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오는 12월에 시행되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맞춰 협동조합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협동조합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남양주=유창재기자 cjy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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