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카드대란… ‘악재’도 없었는데… 올해 ‘민간소비’ IMF 이후 최저

한은 “증가율 2.5% 그칠 것”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명목)증가율이 2.5%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2.5%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소비증가율 4.2%에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 상반기 소비증가율 0.9%를 고려한 수치다.

이는 외환위기를 당한 1998년 -7.1% 이후 가장 낮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2.6%와 ‘카드사태’ 당시인 2003년 2.8%보다도 낮다. 금융위기나 카드사태와 같은 외부충격이 없는데도 소비증가율이 급락한 것이다.

소비증가율 하락은 내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올해 하반기 이후 실제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소비증가율은 2.5%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액보다 이자 부담액이 더 많아진 점도 현 상황이 매우 부정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추정치)은 2.2%이고 시중 금융기관의 평균 대출금리는 5.72%로, 가계부채 증가율에서 대출금리를 뺀 ‘자금순유입률’은 -3.52%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두 번째로 낮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1.8%)보다도 낮다.

이자지급 부담이 늘어나면 유동성과 소비여력이 떨어져 내수가 침체된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외부충격이 없는데도 소비증가율이 턱없이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현재의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는 하나의 지표”라고 설명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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