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소비위축… 1등급 한우 인기 ‘시들’ 평택 미한우, 올해 초 대비 매출 ‘반토막’ 지원 ‘태부족’ 사료값 상승에… 농가 ‘근심’
29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양감면의 한 한우농가.
송아지부터 출하를 앞둔 30개월된 소들은 축사 옆 뜰로 자리를 옮겨 가벼운 뿔싸움을 벌이거나 한가로이 볕을 쬐고 있었지만 농장주 구경모씨(52)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친환경 농법으로 소를 관리하는 이 농가는 사육 중인 한우 150두 중 90% 이상이 1등급으로 이른바 ‘브랜드 한우’를 육성하기 위해 직접 재배한 건초를 먹이고 방목해 기르는 등 일반 농가보다 곱절 애를 쓰고 있지만 최근 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씨의 브랜드 한우는 지난해까지 400kg 기준 한 마리당 700만원 이상 받았던 한우 값이 65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사료 값이 15% 정도 오르면서 월 운영비가 1년 만에 100만원 이상 올라 구씨를 힘들게 하고 있다.
구씨는 “브랜드 한우를 키우려면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가 필요한데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걱정했다.
이처럼 소 값이 떨지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그 동안 인기를 끌었던 우수 브랜드 한우농가마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29일 경기도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우수 한우에 대해 도가 인증한 G마크 브랜드는 12개, 정부와 농협이 인증한 HQ브랜드는 11개로 이 중 한우람, 한우풍경, 양평개군한우, 안성마춤한우, 평택미한우, 푸른연인한우, 자연채한우600, 참들향, 한우맛드림 등 9개가 두 브랜드를 동시에 획득했다.
그러나 경기불황으로 한우시장이 침체하면서 이들 브랜드 한우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안성마춤한우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주 40두씩 출하하던 브랜드 한우 물량을 30두로 축소, 나머지는 경매시장으로 보내고 있고 참들향은 자체 운영 음식점 매출이 손익분기점인 4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0만원대로 떨어졌다.
평택미한우의 경우 매출이 올 초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지면서 G마크 인증 한우만 취급하는 수원 브랜드육타운 내 명품관을 지난달 철수한 상태다.
도내 한 축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한우시장이 불황인데다 한우의 질을 높이고 육성하기 위한 특화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경기도는 브랜드 한우 등 1등급 이상의 한우만 학교급식으로 공급하는 등 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홍보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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