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는 쌀 가격, 수확기에도 예외없어

10월 하순이면 떨어지는 ‘쌀 가격’ 태풍 탓 생산량 ‘뚝뚝’ 여전히 상승세

햅쌀 80㎏ 산지가 17만원 돌파… 이례적 가격 급등에 상인들 ‘사재기’도

수확기에도 쌀값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말 20㎏에 4만1천800원이던 쌀 도매가격이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 22일 4만2천250원이었던 쌀 가격은 23일 4만2천350원, 24일 4만2천400원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보다 5% 이상, 평년(최근 5년 평균)에 비해서는 13% 이상 뛰어오른 가격이다.

햅쌀은 이미 4만3천원대로 올라섰고 산지에서는 80㎏ 쌀 가격이 이달 중순 17만원을 돌파했다. 산지 가격이 17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유통업계는 쌀값은 본격적인 수확기인 10월 하순이면 떨어지는데 올해는 상승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쌀값상승의 원인으로 태풍 ‘볼라벤’과 ‘덴빈’ 탓에 생산량이 줄어든 것을 꼽았다.

쌀 현백률(현미를 쌀로 환산하는 비율) 12분도 기준으로 올해 생산량은 396만t에 불과해 작년보다 3.5% 감소했다.

생산량이 400만t을 밑돈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생산량이 줄어들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 일부 농민들은 쌀을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으며 웃돈을 주고 사들이는 ‘사재기’에 나선 상인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으로 쌀 수확이 다소 늦어진 영향도 있어 수확이 마무리되는 다음달부터는 쌀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쌀값 강세가 재배면적의 지속적인 감소에서 비롯된 면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쌀 생산량은 2009년 478만t에서 2010년 418만t으로 일년 새 무려 60만t 줄었다.

2010년은 쌀 재배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38배에 달하는 3만2천㏊나 줄어든 해이기도 하다.

농협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쌀값 급등은 이례적인 현상이지만 쌀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내년에도 쌀값이 그리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 곡물가 급등 등에 대비해 쌀 생산기반을 확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선호기자 lshgo@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