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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은 칼럼] 같잖은 대선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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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은 칼럼] 같잖은 대선 후보들

임양은 주간 겸 대기자 ye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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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다. 범부와는 다른 특출한 국정 철학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도 시정의 ‘장삼이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저 한다는 소리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사탕발림 소리 뿐이다. 예를 든다. 박근혜는 고교 의무교육을 들고 나왔으나 연간 2조4천억원이 든다. 문재인은 0세부터 5세까지 무상보육을 내걸었지만 7조5천억원이 소요된다. 안철수는 기초노령 연금을 확대하겠다는데 5조원이 필요하다. 이들 모두가 무슨 돈으로 하겠다는 건지 재원 제시는 없이 말만 앞세운다. 자세한 것은 추후 발표하겠다는 말은 믿을 게 못 된다. 억지로 꿰맞출 게 뻔하기 때문이다.

나라빚이 465조원이라고 한다. 지방부채가 500조원대다. 가계부채 또한 1천조원에 육박한다. 금융불안의 잠재요인이다. 나라살림이고, 자치단체살림이고, 개인살림이고 간에 온통 빚투성이다. 돌아보면 현기증이 난다. 개인부채는 말할 것 없고 자치단체나 나라빚을 누가 갚아주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민초가 갚는다. 민초들 벌이가 좋아야 하는 것이다.

빚투성이 나라에 선심공약 경쟁

그런데 서민경제는 갈수록 어렵다.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가운데 어둠의 터널은 끝이 안 보인다. 한국, 중국, 일본의 동북아사태는 100년 전을 연상케 한다. 대통령을 하겠다면 이에 안목이 있어야 한다. 빈사상태에 빠진 경제회생과 외교안보에 대한 선견지명의 일가견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말은 듣질 못했다. 비전이 없다.

박근혜는 정수장학회의 늪에서 왜 빠져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는가, 진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왜 노무현의 북방한계선 부정 발언 의혹에 대화록 열람을 거부하는가,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 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북방한계선이 아닌 북쪽 주장의 해상경계선대로 하면 서해 5도가 북의 경계선에 의해 포위된다. ‘순망치한’이다. 서해 5도가 그 모양이 되면 서울 등 수도권이 대문을 열어놓은 거나 진배 없다.

안철수는 국회의원 수를 줄이겠다고 한다. 전부터 있었던 말로 말은 맞는 말이나,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줄일수 있는 자린 아니다. 무소속 대통령이면 더욱 그렇다. 경제혁신으로 양극화를 해소한다는 것도 ‘연목구어’다. 하기 좋은 말로 말처럼 쉬우면 벌써 해결됐다. 관념적 기교가 아닌 인식적 사고로 문제에 접근해야 된다.

흐르시초프는 “서방 정치인은 선거 때면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놔준다 한다”고 했다. 자유민주주의를 꼬집는 말이었으나 그의 이 말은 명언이다. 선거의 과잉 선심은 유럽이나 북미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폐습이긴 하나, 우리의 선거 선심은 과잉도 아닌 허풍에 가깝다.

‘미래한국’의 국정철학을 보여야

지금부터 15년 전인가, 사회복지의 천국인 스웨덴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사회보장 제도를 완성하다시피 한 여당은 자신했던 총선에서 완패하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금이 많아진 탓이다. 이즈음 복지를 유행처럼 다퉈 말하는 것은 좋지만, 사회보장제가 어떻다는 것을 알고 말들을 해야 된다.

과거가 아무리 중요해도 현재가 더 중요하고,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은 우방이지만 2차대전 땐 상호 적국의 당사국이다. 베트남은 오늘날 다문화가정의 아류를 이루지만 37년 전엔 우리와 총부리를 맞댄 사이다. 과거사에 매달려 현재를 해치고 미래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 선거 때면 도지는 과거사 논쟁이 이런 우매함을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미국도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다. 참으로 부러운 것은 오바마와 롬니가 세차례에 걸쳐 가진 텔레비젼 토론이다. 이들의 다툼은 미국의 설계에 관한 국정 인식에는 추호의 양보가 없었다. 우리의 대선도 대선다운 수준의 정책을 두고 불꽃 튕기는 전향적 분위기로 속히 전환돼야 한다.

임양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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