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발급자격 강화에 틈새시장(?) 기승 ‘EF론 카드’ 대학가 확산…신불자 양산 ‘시한폭탄’ 우려
이달 말부터 신용카드 발급 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대학생을 대상으로 상시 대출을 제공하는 ‘EF론카드’발급이 버젓이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한성저축은행에 따르면 한성저축은행은 지난 2009년 10월 대학생 전용 마이너스 대출카드인 ‘EF론카드’를 출시하고 마이너스 대출한도를 최대 300만원(군미필 남학생은 최대 100만원)까지 부여, 현재 한성저축은행과 인터넷을 통해 발급 중이다.
EF론카드는 만20세이상, 30세 이하의 국내 2·4년제 정규대학 및 폴리텍대학 재·휴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결제 가능하고 마이너스 대출한도 내에서 상시로 이용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19%로 연체이율은 24%다.
이처럼 수백만원의 목돈을 곧바로 이용할 수 있고 카드신청서, 신분증 사본 및 재학증명서만 제출하면 바로 발급할 수 있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는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용인지역 대학생 L씨(24)는 “급전이 필요한 학생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카드”라며 “체크카드처럼 쓰면서 잔액이 없어도 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어 발급받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결제능력이 낮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대출을 지속적으로 해주는데다 신청 시 신용점수까지 깎이면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감독원이 신용카드 남발 및 남용 등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월 가처분소득이 50만원 미만이면 카드 발급을 제재하는 등 신용카드 발급기준을 강화한 가운데 EF론카드가 지속적으로 발급되는 것은 현 금융규제와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원금 상환 시 상환액만큼 즉시 재대출 되면서 대학생들이 별다른 인식 없이 상시 대출하도록 유도하는 지극히 잘못된 카드”라며 “지출금액이 곧 빚이 돼 이자를 계속해서 붙이는 위험한 상품으로 금융당국의 제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성저축은행은 금리를 낮게 책정한데다 원금 상환 시 추가로 이자가 붙지 않는 만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성저축은행 관계자는 “출시 당시 대다수 은행의 대학생 대출금리가 38%였지만 EF론카드는 이를 절반으로 낮췄다”며 “급하게 돈이 필요한 학생을 위한 비상금카드지 무분별한 수익성 상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학생도 성인이어서 대출을 못하게 제재할 수는 없다”며 “금융기관에 대출자의 상환능력과 부모 보증 등을 받으라고 지속적으로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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