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체전 11연패 ‘숨은 주인공’] 체육회 원로들, 현장 누비며 선수들 격려

“경기도 체육, 아니 대한민국의 체육 발전을 위해 일하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활동하며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경기도의 전국체육대회 11연패는 결코 우연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체계적인 행정 시스템 구축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우수 선수의 발굴·육성, 꾸준한 선수 관리 등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이뤄졌기에 가능한 쾌거였다. 무엇보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체육 발전을 위해 피땀 흘려온 체육인들의 공로는 열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도 경기도 체육인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그중에서도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대회 현장 곳곳을 ‘동분서주’한 이들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를 ‘대한민국 체육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경기도체육회의 원로 체육인들이다.

 

하루 평균 경기장 5~6곳씩 방문 “체육인으로서 할 일” 한 목소리

지난 1981년부터 1996년까지 16년간 경기도체육회사무국장을 지냈던 정기철(79) 경기도체육회 고문을 비롯해 최고령 원로인 이성실(90) 경기도바이애슬론협회부회장과 유창성(70)경기도스키협회 회장, 김규완(75) 경기도체육진흥위원회의원, 정승우(68)경기도체육회 부회장, 최종삼(65)용인대대학원장, 함홍규, 이정남, 김부회,한영구 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에 이르기까지.

체육회 원로들은 대회 기간 내내 현장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을 격려하고, 오랜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를 체육계 후배들에게 전수했다.

매일같이 오전 6시에 기상해 밤 8~10시까지 평균 6~8시간을 차로 이동하며, 경기장 5~6곳을 돌아다녔으니, 평균 연령 70대를 훌쩍 넘긴 원로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정이었을 터.

하지만, 이들은 “체육 발전에 힘쓰는 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체육을 사랑하는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또 과거에 비해 체육 분야에 대한 투자가 덜 이뤄지는 최근 추세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며, 경기도 체육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정기철 경기도체육회 고문은 “체육웅도의 위상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많은 체육인들이 피땀으로 일궈낸 성과를 예산 삭감 등의 조치를 통해 경시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우 경기도체육회 부회장도 “체력은 곧 국력이고, 대한민국의 체육을 책임지는 것이 경기도인데 체육 분야를 덜 중요하게 인식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여러 분야가 다 중요하겠지만 체육 또한 어느 분야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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