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V-11 우리가 주인공]10. 경기도체육회

'전국최강' 이끄는 숨은 주역들

경기도는 11일부터 17일까지 대구에서 열리는 ‘제9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 11연패에 도전한다. 말이 쉬워 11연패지,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세월 동안 단 한 차례도 우승을 놓치지 않고 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셈이니 ‘경기도의 우승’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어쩌면 큰 무리는 아닐 듯하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처럼 경기도의 10연패는 결코 쉽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체육웅도’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여러 체육인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체육 전반에 관한 굵직굵직한 행정 처리에서부터 50여 개 종목경기가맹단체에서 쏟아지는 민원과 자질구레한 사무에 이르기까지 궂은 일이란 궂은 일은 모조리 도맡아 온 경기도체육회 직원들만큼 큰 역할을 한 이들도 없을 것이다.

제93회 전국체육대회를 일주일 앞둔 지난 4일 오후 2시께 경기도체육회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에는 20여 명의 직원들이 막바지 대회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피곤함에 찌든 눈으로 모니터를 응시하며 바쁘게 사무를 처리하는 직원도 보였고, 밀려드는 전화를 받느라 여념 없는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1년 중 가장 바쁜 때라고 보시면 됩니다. 늦게까지 야근하는 일이 다반사죠. 하지만 경기도 체육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입사 7년차인 낭경민 훈련과 주임은 설명했다.

경기도체육회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오죽하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를 반납하는 일이 연례행사가 돼 버렸을 정도. 45개 종목(정식종목 43개, 시범종목 2개)에서 쏟아지는 민원과 1만5천여명에 달하는 선수들의 행정 업무를 21명의 직원들이 모두 처리해야 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힘든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경기도 체육회는 그 어느 단체보다 끈끈한 화합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들 모두가 술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회는 다금바리회고 가장 좋은 회는 경기도체육회’라는 건배사를 즐겨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특히, 이태영 사무처장 부임 이후 장평수 총무부장과 5명의 과장(이상헌, 정일호, 박진만, 유병우, 구본정) 체제를 갖춘 이후부터는 경기가맹단체는 물론 시·군체육회와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투철한 사명감과 끈끈한 애사심으로 ‘전국 최강’ 경기 체육을 이끌고 있는 경기도체육회에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수 감소에 따른 경기도의 재정 악화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상헌 훈련과장은 “종목은 많고 예산은 한계가 있다 보니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그래도 가능한 범위내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평수 총무부장도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김연아, 박태환 같은 선수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체육 또한 어느 분야 못지않게 중요한 만큼 결코 소외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체육회 직원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경기도의 체육 발전을 진심으로 열망하는 그들의 진정성 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이 있기에 경기도가 전국 최강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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