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되는 물가상승률과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률의 괴리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지수경기는 디플레이션, 체감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지수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1.2%였지만 연구원이 지난달 13~19일 전국 성인남녀 1천13명을 설문한 결과 체감물가 상승률은 4배가 넘는 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3.1%는 최근 물가가 불안하다고 답했고 물가가 안정됐다는 답은 6.5%에 불과했다.
지출이 소득보다 많은 적자가구에서는 체감물가 상승률(5.4%)이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적자가구 중 소득 200만원 미만이 느낀 물가상승률은 5.9%, 고령층(50대 이상)의 체감물가 상승률은 6.1%에 달했다.
적자가구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체감 고물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물가 때문에 생계에 부담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전체가구의 79.0%가 그렇다고 답했고 적자가구에선 88.7%까지 치솟았다. 물가 때문에 소비가 위축된다는 응답 역시 적자가구(82.1%)가 전체 평균(71.6%)보다 많았다.
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지표상으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떨어지고 물가상승률도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특성을 보인다면 국민이 실제로 느끼는 경기는 성장부진과 함께 물가도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당국이 물가가 낮다는 ‘눈먼 지표’만 갖고 통화·내수촉진 정책을 펼치다간 서민의 경제적 고통만 가중시킨 채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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