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 검출’ 미국쌀 버젓이 온라인 유통 위험성 불구 안내 공지도 없어… 재고 8만1천t 남아있어 소비자 불안 확산
미국산 쌀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됐지만, 일부 재고 쌀이 온라인에서 여전히 유통되면서 경기지역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달 21일 미국산 쌀에 대한 입찰과 판매를 중지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컨슈머 리포트’ 조사 결과, 미국에서 생산되는 상당수 쌀과 쌀가공식품에서 폐암이나 피부암 등을 유발하는 무기 비소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미국산 쌀의 공매를 잠정 중단하고 인터넷 판매업체와 공매업체를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판매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산 쌀은 지난해 10만여t이 수입된 데 이어 올해는 지난달까지 3만t이 통관돼 현재 8만1천t의 재고가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오픈마켓 등을 통해 이날 현재까지도 미국산 쌀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A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미국쌀인 1등급 칼로스 20㎏이 3만5천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I쇼핑 사이트에서도 1등급 칼로스 햅쌀 20㎏을 4만1천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또 미국쌀을 판매 중인 모든 사이트에서는 비소 검출과 관련된 어떤 안내도 공지되지 않고 있었다.
이처럼 위험성이 제기된 미국산 쌀의 유통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S씨(41)는 “미국쌀에서 비소가 나왔다고 해서 판매가 중단된 줄 알았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팔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모르는 사람들은 계속 사 먹을 수도 있고 소규모 식당에서 쓰거나 가공용으로 사용되면 어쩔 수 없이 먹게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민단체들도 미국산 쌀의 안전성이 검증될 때까지 정부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관계자는 “미국산 쌀이 안전하지 않을 0.1% 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전량 폐기하고 수입을 중지시켜야 한다”며 “또 국민의 안전을 위해 수입된 모든 쌀에 대한 비소검출검사를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수입한 쌀은 미서부 캘리포니아산 중립종인데 미국에서 무기비소가 검출된 쌀은 주로 남부지역의 장립종이라 위험성이 낮다고 본다”며 “농촌진흥청에서 미국산 쌀에 대한 무기비소 분석결과가 나오면 전문가협의회를 거쳐 판매·입찰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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