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신의학 분야 선도 ‘용인정신병원’
개원 이래 40여년간 국내 정신의학 분야를 선도해 온 용인정신병원이 기존 ‘폐쇄병동’의 이미지를 탈피, 개방형 의료기관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용인정신병원은 입원 환자들에게 보다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원내 자유산책을 실시하고 있다.
덕분에 4만7천여㎡에 달하는 병원 경내 잔디밭과 연못가에서 산책을 즐기거나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환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이들도 눈에 띈다.
환자들은 의사 회진시간과 식사, 치료프로그램 시간을 제외한 일과 시간 동안 자유롭게 병원 경내를 산책할 수 있다.
통상 정신병원들은 외부와 철저하게 분리된 폐쇄병동에서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용인정신병원은 환자가 닫힌 공간에 장시간 머무를 경우 근육 긴장도등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지고 사고의 융통성도 약해지는 등 오히려 부작용을 줄 수 있다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보다 열린 공간을 환자에게 제공키로 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건물별로 운영되고 있는 10~15개의 개방형 프로그램실은 여타 정신병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용인정신병원만의 차별화된 의료방식이다. 개방형 프로그램실은 음악치료나 요가, 미술, 독서, 서예 등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환자들은 자율 선택에 따라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용인정신병원은 이런 자율성을 지키면서 혹시 모를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통행이 잦은 곳에 관리인원을 배치하고 곳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 보호자들을 안심시켰다.
다음달부터는 병원 정문 앞 외래인 전용주차장을 개방할 계획이지만, 앰뷸런스 등 인가된 차량만 경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통제해 환자들의 통행 안전을 확보키로 했다. 주차장에는 전동카트 6대를 배치해 환자 가족이나 방문객의 이동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박종원 진료원장은 “기존 폐쇄병동에서 열린 공간으로 의료환경 변화를 제공해 보다 빠른 회복의 길을 찾아보자는 판단에 따라 개방형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며 “새로운 의학적 시도인 만큼 입원환자의 쾌유에 도움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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