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황의 사랑’,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얀 배’ 등 시적인 문체와 독특한 서술방식으로 평단과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소설가 윤후명.
최근 그의 장편소설 ‘협궤열차(책만드는집 刊)’가 복간됐다.
이 작품은 1990년대 초반, 일제의 식민 지배 정책에 기획·부설되었다가 1995년까지 안산 시민의 발이 되어주었던 수인선 협궤열차를 배경으로 한다.
수원과 인천의 송도역을 잇는 협궤열차는 최근 운행이 중단된 지 17년 만에 오이도~송도 구간이 최신식 복선전철로 개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실 속 협궤열차처럼 1992년에 출간됐던 윤후명의 동명소설도 다시 돌아왔다.
작품에서는 협궤열차가 다니는 수인선을 무대로 아련한 옛 사랑 ‘류’와의 재회, 그에 얽힌 추억, 인간 본연의 쓸쓸함 등이 펼쳐진다.
그것은 마치 장난감 같은 두 량짜리 수인선 협궤열차에 올라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과 같다. 20여년 전, 올망졸망한 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수원의 변두리를 벗어나면 한동안 논이 펼쳐지고 안산에 닿을 즈음이면 한창 공사중인 전형적인 신도시와 공장 건물이 공존했었다.
저자는 활기찬 신흥도시에서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협궤열차로 대변한다.
이와 관련 작가는 “저무는 서해의 노을 속으로 기우뚱거리며 사라져가는 협궤열차의 모습에서 눈물겨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때 우리 삶이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협궤열차라는 과거 유산을 매개체로 우리들이 지나온 삶의 궤적, 아릿한 사랑의 그림자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값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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